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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선사 점유율 급상승…세계 해운업계 '치킨게임' 우려

상위 7대 선사 세계 점유율 78%로 과점화 심화
운임하락 시 치키게임으로 현대상선 등 중견선사 퇴출 우려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8-03-15 15:22

▲ ⓒ머스크라인
세계 대형 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초대형선박 발주를 통한 규모 경쟁으로 공급과잉 지속에 따른 치킨게임이 다시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및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상위 7대 선사의 점유율은 2012년 9월 53%에서 2015년 9월 54.8%, 2016년 12월 59.5%, 올해 2월 77.7%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상위 7대 선사는 머스크라인, MSC, 코스코, CMA CGM, 하팍로이드, ONE, 에버그린 등으로 모두 선복량이 1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넘는다.

점유율 급상승은 2015년 이후 진행된 선사 간 인수합병(M&A)과 초대형선박 발주 급증이 이끌었다. 지난달 기준 7대 선사의 보유 선복량은 1662만TEU로 세계 선복량의 77.7%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기간항로에서 점유율은 아시아-유럽 93.3%, 아시아-북미 82.7%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상위권 선사들의 과점화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M&A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정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는 7대 선사들에 의한 규모의 경쟁은 M&A보다 초대형선박 발주를 통해 계속돼 과점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대형선박 발주는 비용절감을 추구하기 위한 선사들의 생존 전략이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7대 선사들은 최소 100만TEU, 최대 421만TEU의 거대 규모를 갖고 있다. 발주잔량을 고려하면 최소 규모는 150만TEU 이상이다. 현대상선 선복량(약 35만TEU)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현대상선이나 양밍 등 중견선사들이 따라잡기에는 매우 힘든 수준이다.

컨테이너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거나 둔화되는 경우 규모가 클수록 리스크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거대선사들이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공급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희생양이 필요하다.

전형진 KMI 해운산업연구실장은 "2015~2016년에 걸친 극단적 치킨게임의 결과로 경쟁력이 낮은 선사들이 퇴출됐다"며 "이로 인해 운임이 상승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중견선사들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이 최근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1만3000~4000TEU급 8척 발주를 서두르는 것도 경쟁력 약화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동안 해운업황이 장기간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공급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분기까지만 해도 4개 얼라이언스에 16개 선사가 참여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분기 M&A를 통해 3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개편되면서 참여 선사가 9개(7대선사+2개 중견선사)로 대폭 축소됐다.

선사 감소는 운임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대 선사의 공급점유율이 77.7%에 이르는 만큼 운임결정 과정에 있어 선사들의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3월 둘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29.49포인트로 전주 대비 42.96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춘절 이후 물동량 증가세 둔화로 지속적인 운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초대형선박 발주에 따른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운임하락으로 이어져 거대 선사들이 치킨게임에 다시 나선다면 이를 버티지 못하는 선사들은 원양노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전 실장은 "선사들의 입김이 강해진다고 해서 이것이 대폭적인 운임상승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에 있고 선사 간 담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사와 화주간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끝에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늘어나 운임이 하락하면 치킨게임이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며 "선복량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국내 선사들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머스크라인, MSC 등이 지난해 흑자 전환하면서 예년처럼 출혈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