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산효율화로 '레벨업'

송고 2018.03.19 06:00 | 수정 2018.03.19 10:13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정제마진 개선·추가적 원가 절감 가능

SK루브리컨츠 상장가치·EV배터리·자원개발 가치 등 부각

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비정유부문 확대, SK루브리컨츠 상장 등 다양한 긍정 요인으로 올해 역대급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자산 효율화와 신성장동력 가시화에 따른 '레벨업'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까지 이어질 정유 호황을 기반으로 전기차(EV)배터리, 자회사 상장가치 등 부각에 힘입어 성장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선 정제마진과 원유공급단가(OSP)에 기반한 정유부문 실적은 1월 저점으로 2분기까지 개선된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운송비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통상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는 상반기 안정적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7.2달러에서 1월 6.2달러로 급락한 이후, 2월 7.4달러로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3월 정제마진 역시 등유와 B-C유 가격 회복을 통해 소폭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우디 아람코도 4월 수출 물량에 대해 OSP(원유공급단가)를 직전분기대비 0.55달러(Arab Light 기준) 낮추기로 발표해 정제마진 개선과 동시에 추가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도 상반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분기별 전체 영업이익은 1분기 8029억원에서 2분기 862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진출한 전기차 자동차 배터리 부문 성장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SK그룹은 14일 5대 신사업 분야에 총 80조원을 향후 3년 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미래 모빌리티 분야는 5조원 규모다. 주요 투자분야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전기차 배터리가 함께 언급됐다.

전기차 배터리는 SK그룹에서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하고 있다. 5조 중 얼마 만큼의 액수가 SK이노베이션의 전지 부문에 투입될지는 미정이나, 3세대 전지 수주가 본격화되는 만큼 수요 확대에 대한 성장 기반은 충분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V용 중대형 전지 개발·출하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며 "하반기에는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NCM을 채용한 EV용 중대형전지가 출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차세대 기술을 통해 가격과 주행거리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가치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유안타증권 측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OPEC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감산 효과로 글로벌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의하면 SK이노베이션의 가채 원유 및 천연가스 매장량은 5조3000억 배럴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10달러 상승 시 매장량 1배럴당 수익가치는 2.3달러 정도 높아진다.

한편 오는 5월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상장이 예정돼 있어 자산의 효율화도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가치(유상증자 미고려)를 5조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장가치는 저평가된 모회사 가치를 한 층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호조에 따른 정유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비정유부문의 성장으로 지난해 보다 전체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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