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개정] 협상 사실상 타결…"철강 얻고 車 양보"

송고 2018.03.26 10:00 | 수정 2018.03.26 10:17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상품 등 쟁점분야 점검·협상가속화 이행 논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26일 오전 양국 협상 결과 발표

한미 FTA 개정과 철강 관세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온 한국과 미국간의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금지선으로 제시한 농업 추가 개방도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 측이 어떤 부분을 양보해 합의에 이르게 됐느냐가 관전포인트다.

협상결과에 따라 철강과 자동차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간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전했다.

실무 차원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곧 해결될 것이라며 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FTA 개정과 철강 관세 부과 면제 문제를 연계해 포괄적 협상을 벌여왔다. 특히 기존의 협정에서 없앤 관세의 경우 추가 부과는 없고 우리 정부가 금지선으로 제시한 농업 추가 개방도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부터 미국에서 한미 FTA와 철강·알루미늄 관세면제를 위한 협상을 매듭짓고 25일 귀국했다. 김 본부장은 26일 국무회의서 양측의 논의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을 제외시켜주는 대신 자동차 부문에 대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에 의하면 대미 무역흑자는 FTA 발효 이전인 2011년 116억 달러에서 2015년 258억 달러, 2016년 233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소폭 하락했지만 1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5년 기준 220억 달러로 상품무역수지 258억 달러 대비 86%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아직 구체적인 한미 FTA 재협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철강·농업에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대신 우리 정부가 자동차에서 일정 부분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을 제외시켜주는 대신 자동차 부문에 대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우리 정부는 이번 재협상에서 농업 추가개방, 미국 자동차 부품 의무사용 등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고 잘 지켜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서 관세 유예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한미 FTA 재협상에서는 자동차 관련 △픽업트럭 관세 유지 △국내 안전기준 미충족 수입쿼터 확대 등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곧 서명할 것으르 기대하고 이번 합의를 '윈-윈(win-win)'이라고 평가했다.

므누신 장관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곧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것의 일부로 한국은 미국에 보내는 철강의 양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양국에 '윈-윈'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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