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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노조 ‘파업권’ 공멸로 치닫는 한국지엠

  • 송고 2018.04.06 06:00 | 수정 2018.04.06 08:43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위기 사태 지속에 1~3월 내수 판매 절반가량 감소…부품협력사 줄도산 우려

노조 총파업 돌입시 GM 내쫓는 자충수…노사 대립 극단으로

“연못물을 모두 파내어 고기를 잡으면 물고기를 어찌 잡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이듬해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입니다.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 짐승을 잡으면 어찌 잡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이듬해에는 잡을 짐승이 없을 것입니다.”

‘여씨춘추’에 나오는 ‘갈택이어(竭澤而漁)’ 사자성어의 유례를 더듬다가 중국 춘추전국 시대 진나라 문공이 자신들보다 막강한 전력의 초나라와의 전쟁을 앞두고 속임수 전략을 쓰자는 한 참모의 말을 다른 참모였던 옹계에게 물어 들었다는 말이라고 한다.

요즘 한국지엠 사태를 보고 있자니 ‘갈택이어’라는 사자성어가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올해들어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지엠 철수설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약 3조원 이상의 누적적자로 부실화된 한국지엠에서 GM이 발을 빼려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면서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뒤 정부와 GM, 한국지엠 노사간 다양한 갈등이 표출됐다. 부실 경영책임을 두고 정부와 GM간 신경전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GM 이 약 3조원의 한국지엠 차입금을 출자전환, 신규 자금 투입 등과 함께 장부 실사를 받아들이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의 지원이 결정되면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발 한발 한국지엠 회생을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지엠의 주체인 노사는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3월말 한국지엠의 임단협 잠정합의를 기반으로 자구안을 마련해 GM 본사의 신차배정과 함께 4월 20일 이전 자금 수혈을 받는다는 계획이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이 이대로 간다는 것은 공멸을 뜻한다. 부실의 원인을 두고 이런저런 견해가 있지만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GM은 분명 대주주로서 한국지엠 부실의 책임을 져야한다. 그렇다고 한국지엠 노조 또한 회사 경영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차치하고서라도 뒷돈을 받고 채용을 시켜준 노조의 부도덕성은 GM을 향한 도덕성을 비난할 때 한번쯤은 되돌아봐야할 자신들의 들보다.

한국지엠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비용구조를 손봐야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엄청난 적자에서도 자신들의 ‘복리후생’ 권리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하는 것은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노조는 3월 30일 7차 교섭을 한 뒤 4월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중노위의 중재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2일께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갖게 된다.

그동안 노사간 교섭은 헛돌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양측의 이견이 커 중재가 어렵다고 중재위가 판단해야만 노조가 파업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조가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측은 일곱차례 교섭을 했지만 서로의 임단협 안을 주고받은 것에 불과한 상황에서 노조가 사측에는 알리지도 않고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 확보를 위해 형식상 교섭 차수만 채우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사측은 지적하고 있다.

노조가 그처럼 파업권 확보를 통해 지키려고 하는 것은 ‘한국지엠’ 인가 자신들의 ‘복리후생’인가. GM은 철저히 회사의 수익구조를 보고 투자 등을 판단한다. GM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지엠은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라도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노사의 대립으로 한국지엠 경영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자금난으로 6일 성과급은 지급이 안됐다. 오는 10일 현장 생산직원들 임금, 4월 25일 사무직 임금, 4월 27일 희망퇴직자 위로금 등이 목돈이 나가야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지엠의 돈줄은 마르고 있다.

게다가 1월부터 3월까지 판매량은 절반가량 급전직하하는 등 내수 영업망이 허물어지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일거리가 없어 속속 그만두고 있다. 아울러 1, 2, 3차 부품협력사들은 차 판매 급락으로 공장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통상 70%가 손익분기점이라고 하는데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노사간 임단협이 공전되면 힘없는 3차 부품협력사부터 줄도산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노조가 파업권까지 확보하고 사측을 압박하면 노사 대립은 더욱 극한으로 치닫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GM 또한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는 한국지엠을 그대로 끌고 갈 이유를 찾지 못할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GM이 철수하지 않더라도 한국지엠은 영업망 붕괴와 부품사 도사, 국민들의 외면에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연못물을 모두 파내어 고기를 잡으면 물고기를 어찌 잡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이듬해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입니다.” 연못물을 말려 ‘복리후생’을 지킬 수도 있지만 그다음에, 경쟁력없는 한국지엠의 위기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갈택이어’의 사자성어가 한국지엠을 빗댄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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