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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누군가의 희생으로 성장한 금융권

  • 송고 2018.04.29 00:00 | 수정 2018.04.30 08:25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경제부 김남희 기자ⓒEBN

경제부 김남희 기자ⓒEBN

지난 몇주간은 삼성증권 배당사고 소동이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단순히 직원의 입력 오류라거나 받은 주식을 내다 판 직원의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로 치부할 일이 아닙니다.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IT기술자들을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 '을'로 폄하한 금융사의 구조적인 적폐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IT시스템을 저가 예산으로 뚝딱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금융사 경영의 한계를 보여줬습니다. 금융사 최고경영자는 IT리스크 관리수준이 중요한 가치임을 진정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지난 27일 열린 정책세미나 '삼성증권 배당사고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이한상 고려대 교수의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신청을 한 미국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모습이 오버랩됐습니다.

밥 루츠(Bob Lutz) GM 전 부회장은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 합니다.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빈카운터(bean counter:모든 문제를 숫자와 데이터로 환원해 분석하는 재무·회계담당자)’들이 GM에서 부상하면서 조직 안에서 제조 기술자를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고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카가이(car guy·제조 기술인력)’들이 사라지면서 GM의 본질적 철학이 증발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직의 꼭대기에서 제품(기술)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비용 절감’은 가능할지 몰라도 ‘매출 증대’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증권사도 예외가 아닌것 같아 보입니다. '기술력'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같은 희대의 사고도 생길 수 있음을 목격하게 됐으니까요. IT기술력은 그 금융사의 금융철학을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질적으로 훌륭한 그릇에 담겨진 '장인정신'이 그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동안 금융권은 IT기술에 대해 폐쇄적이었습니다. 대단히 착취적이다는 전언을 들었습니다. 금융사는 외부 혁신 기술을 채택하거나 내부 기술을 외부에 공급하는 것을 금기시했습니다. 그나마 채택했던 새로운 시스템 구축 때도 '개발비 후려치기'식으로 IT업계의 희생을 당연시 했습니다. 모든 결정과 권한 주체가 금융권이었죠.

그러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금융사의 입장은 달라졌습니다. '금융 IT'로 표현된 금융과 IT 융·복합 시대는 가고 '금융·IT 협업'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 사태로 우리는 '금융사는 이제 IT와 수평형 협업 관계가 필요하다'는 케이스 스터디를 하게 된 셈입니다. 더이상 IT는 전통의 금융 산업을 보좌하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금융 IT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단으로만 여겨지던 IT가 경제활동의 주된 채널로 떠오르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IT 협업 시대가 열렸습니다.

금융 산업 정책도 IT 협업 시대의 틀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했던 삼성 제일주의, 금융 중심주의는 저물었습니다. 권력이 붕괴되고 수평과 협업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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