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작성 삼성 보고서 3단계 지주회사 전환 계획 담겨
2017년 지주사 전환 포기…생명 보유 전자 지분 매각 '미지수'
삼성이 정부로부터 수차례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받으면서 지난해 계획을 접은 바 있는 지주회사 전환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연달아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면서 지난해 이미 포기를 선언한 바 있는 지주사 전환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다시 한 번 삼성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부가 강요할 성격의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여러차례 지배구조 개선 지적을 받아온 삼성으로서는 이번 발언 또한 부담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지배구조 개선 압박은 지난달 2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소유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조치를 자발적으로 강구하라고 주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2016년 펴낸 '삼성그룹 금융지주회사 설립:분석과 전망'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한다. 김 위원장 또한 "(보고서에)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모든 법률적 위험요소와 시행방안을 다 써놨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정부가 나서 삼성에게 지주사 전환을 재추진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은 삼성이 3단계에 걸쳐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2대 주주로 머물 정도로만 주식을 처분하면 된다. 현행법상 금융지주의 자회사는 비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없으나, 여기에서 말하는 '지배'는 최다출자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처분 기간 또한 최대 7년으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가 허용되면 2개의 지주회사를 수직 연결하는 최종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지난해 지주회사 설립안을 포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주회사 전환이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환 과정에서 지분 매각 등 이슈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계에서는 김 위원장의 언급과 삼성이 처한 상황 등을 종합할 때 지주사 논의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지배구조는 금산분리가 얽혀있어 셈법이 복잡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처분 규모와 방법이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소유하고 있던 바이오로직스 지분으로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지만 뜻밖의 회계 논란으로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김상조 위원장의 제안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 알 수 없지만 논의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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