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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내수기업" 오명 벗긴 신동빈회장

신 회장 체제 이후 국내보다 해외투자 확대
구속으로 중대결정 못해, "롯데, 신 회장 필요"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8-05-15 00:00

▲ 2015년 12월10일 러시아 크렘린 궁에서 열린 우호훈장 수여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내수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는 법정 구속 상태에 있다. 통 큰 결단이 필요한 해외사업의 특성상 총수의 부재로 중요 결정사안이 지연되거나 흐지부지 되고 있어 롯데 해외사업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해외 투자가 대폭 늘면서 내수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만 해도 총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지난 1월 인도의 아이스크림업체 하브모어(HAVMOR)의 지분 100%를 총 165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급성장하는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기존 역량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롯데제과의 파키스탄 현지법인 롯데콜손은 펀자브주 라호르시에 연간 약 600억원 생산 규모의 초코파이 공장 '풀나가(Phool Nagar)'를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규모는 7만2727㎡(2만2000평)로, 롯데 초코파이와 스파우트껌의 최신 생산라인이 갖춰져 있다. 공장은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있어 파키스탄은 물론 이슬람권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작년 롯데콜손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10.4% 가량 신장한 1122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호텔 및 농장 법인을 865억원에 인수했다. 호텔롯데는 블라디보스톡호텔을 리뉴얼해 오는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과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호텔롯데는 이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호텔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 뉴욕팰리스호텔을 890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자산개발 등은 중국 선양에 총 3조원이 투입되는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잠실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쇼핑몰, 영화관, 숙박시설, 오락시설 등을 한꺼번에 구성하는 사업이다. 백화점과 영화관은 이미 운영에 들어갔으나, 테마파크와 숙박시설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정률 60~70%에 머물러 있다. 최근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난 3월 소방허가가 떨어지는 등 재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초고층 복합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를 선보인데 이어 2024년까지 호치민시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에코스마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ECC 및 MEG 화학설비를 건설 중이다. 또한 4조4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 스틸(Krakatau Steel)'이 소유한 부지 50만㎡를 매입하고 기초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화학단지가 완공되면 롯데케미칼은 세계 7번째 에틸렌 생산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같은 롯데그룹의 공격적인 해외사업은 신동빈 회장의 지시 아래 진행되고 있다.

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은 첫째 아들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일본롯데를,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에게 한국롯데를 맡겼다.

신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능력의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04년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그해 KP케미칼 인수를 지휘했으며,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했다. 2015년에는 삼성그룹의 석유화학사까지 인수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육성시켰다.

유통에서는 2008년 롯데마트를 통해 네덜란드계 중국 유통업체를 인수하며 중국 유통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점포 수가 110여까지 늘었다. 하지만 판매 감소와 2017년 사드보복으로 실적이 급락하면서 전면 철수를 결정하고 현재 이를 진행 중이다.

신 회장은 1982년부터 1988년까지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의 런던지점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익혔다.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그는 이후에도 수시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여러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글로벌 시야를 갖게 된 그는 롯데의 높은 역량을 한국에 종속시키지 않고 세계무대로 끌고 갔다.

하지만 형과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예상치 못한 법정구속까지 겹치면서 신 회장의 글로벌 경영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사실상 총수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특성이 있다"며 "롯데 입장에선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신 회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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