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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명동 유커 늘었다고?" 모르는 소리

  • 송고 2018.05.21 14:00 | 수정 2018.05.21 14:55
  • 임태균 기자 (ppap12@ebn.co.kr)

관광객은 면세점, 보따리상(다이공)은 벤더와 거래... 매장 유입고객 제자리

"숨통은 트였다고 생각하는데…매출이 오르지 않네요."

서울 명동의 소규모 화장품 매장 다용도실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내뱉는다. 해당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그가 말하는 요점은 간단했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 이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구매'를 위한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구경'을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똑같이 설명해도 듣는 반응이 예전 같지 않아요. 마음의 벽이 있는 것처럼 방어적인 몸짓이 늘었습니다. 인건비 부담도 커져서 매출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면 매장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해당 브랜드와 중간관리직 형태로 계약한 그는 매출에 비례한 판매수수료를 받아 직원들의 월급을 책임지고 있었다.

명동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로드샵들의 모습. ⓒEBN

명동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로드샵들의 모습. ⓒEBN

지난 주말 명동거리는 무리지어 다니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명동8길에 줄지어 늘어선 화장품 브랜드 로드샵에는 판매대에 진열된 제품들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곳이 없었다.

특히 음악소리와 섞여 왁자지껄 들려오는 중국어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전히 해소된 것을 반증하는 듯 했다.

그러나 명동 화장품 매장의 일선 직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대형 화장품 회사의 서브 브랜드 매장 둘째 직원으로 근무 중인 이모(31)씨는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대만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매출도 예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 타 지역 관광객들은 구매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매장에서 호객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직원의 말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느냐는 질문에 "거리에는 확실히 늘어난 것 같은데 매장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종전과 비슷하다"며 "한 10% 늘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보따리상(다이공)의 구매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소규모 화장품 매장 매니저로 근무 중인 강모(35) 씨는 "지난해까지는 특정 제품과 라인의 재고를 싹 쓸어가는 보따리상(다이공)들이 종종 방문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며 "사드 때문에 난리일 때도 왔었는데 오히려 발길이 뚝 끊겨 의아스럽다. 매출에 도움이 많이 됐는데 당황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해당 화장품 브랜드는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 립브러쉬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바 있다.

이후 인터뷰 때마다 보따리상(다이공) 현황을 물었으나 방문이 늘었다는 답변은 없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해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뷰티 제품을 유통 중인 한 관계자는 "구로구 지역에 기반을 둔 화장품 벤더와 중국 보따리상(다이공)들의 직거래가 최근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가격적 측면 보다는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보따리상(다이공)들에게 어필된 것 같다. 최근 사드 보복 조치 해소에 맞춰 중국인 직원을 고용하는 벤더들도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화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늘어선 중국 관광객 모습. ⓒEBN

동화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늘어선 중국 관광객 모습. ⓒEBN

◆ 면세점 찾는 중국 관광객↑

로드샵과는 반대로 면세점에 입점한 화장품 매장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18일 오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쇼핑 코스로 자주 이용되는 광화문 동화면세점의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손에는 이미 타 매장에서 구입한 화장품이 들려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매장 관계자는 "이번 달 초부터 중국 관광객들이 확실히 늘었다는 것이 실감된다"며 "지난주 부터는 대량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발주도 늘렸다. 일정 기간 동안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장의 인근에서 막내로 근무 중인 한 직원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바쁘게 일하는 것은 처음이다"며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선 매장 직원들을 중심으로 보따리상(다이공)들의 대량구매 현황에 대해 물었으나 유의미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화장품 코너 모습. ⓒEBN

신라아이파크면세점 화장품 코너 모습. ⓒEBN

같은 날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이엔드 코스메틱 브랜드 매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매출도 안정적으로 올랐다"며 "최근 남북 분위기가 해빙모드에 접어든 것도 긍적적으로 평가한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좀 더 안심하고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스크 제품과 뷰티 기구가 모여 있는 코너에는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뜸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답례품 형태로 주고받는 경우가 많아 단체 관광객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된 물량이 현지에서 많이 팔리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한국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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