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현대오일뱅크, 준비 '착착'

송고 2018.06.07 15:09 | 수정 2018.06.07 15:35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카본블랙, 윤활기유 등 비정유 사업 확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하반기 IPO 성공 위한 포석…향후 유가 향방 등 정유업황 촉각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고도화시설 FCC(유동층 접촉분해공정)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상장 시가총액이 10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가 성공적인 상장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7일 정유업계와 IB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0월경 상장을 목표로 내부 작업 강화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그룹의 IR 총괄임원으로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성기종 연구위원 영입을 추진하면서 기업설명회 부문 강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는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지주의 권오갑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2010~2014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추진한 바 있다.

조직 강화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IPO 성공을 위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 신설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NCC 대비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해 원가 비용을 크게 낮춘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양사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은 2021년 말 HPC 상업가동을 통해 연간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OCI와의 합작회사인 현대OCI도 내년 10월 말까지 5만톤 규모의 카본블랙 공장 증설을 마무리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해 카본블랙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영업이익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쉘과 합작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통해 윤활기유 생산량도 하루 평균 5만배럴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최근들어 정유사업 외에 화학, 카본블랙, 윤활기유 등의 비정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정유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IPO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선도 보내고 있다. 전년 대비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주춤하기 때문이다.

4월과 5월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각각 배럴당 6.7달러, 6.6달러로 주춤한 상황이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4~5달러 수준이지만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정제마진으로 정유업황이 한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의 이동욱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역내 CDU 증설 제한으로 정제마진이 내년까지 견고하고, 중국 폴리에스터 업황 강세로 PX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III 신증설 제한에 따른 윤활기유의 높은 마진율이 이어지고 화학사업 강화로 정제마진 변동성을 축소하고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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