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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로①] 노동시장 격변…"준비 되셨습니까"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 주 52시간 근로
대기업, 유연근무제 도입…근무 시간 자유 활용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등록 : 2018-06-14 06:00

▲ ⓒ[사진제공=연합뉴스]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시대가 새롭게 열린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두고 재계도 '워라밸' 측면에서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려 섞인 시선으로 해법 찾기에 분주한 기업도 많기에,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가이드'의 바로미터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EBN은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각 분야의 기업 및 노동자들의 삶과 근무환경의 변화를 미리 짚어본다. [편집자주]

◆히스토리 오브 '주 52시간'

내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 단축 근로제를 앞두고 재계가 뜨겁다. 더욱이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두고 재계 지각변동 마저 예고 되고 있다.

OECD 2016 고용동향에 의하면 2015년 기준 한국의 근로시간은 2113시간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5개국 가운데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둘째로 길다. OECD의 연평균 근로시간 1766시간보다도 347시간이나 많다.

한국의 근로시간이 긴 이유는 주당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이 허용되는 데다 정부 행정 해석에 휴일근로 16시간(토·일 각 8시간)이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법정근로시간의 경우 1주 40시간이지만, 실제로 최대 68시간까지 일해 왔다. 이에 지난 2월 국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이 제도가 우선 적용된다.

300인 미만 500인 이상 기업은 오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며 50인 미만 5인 이상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단축 근무가 이뤄진다.

개정안에 따르면 평일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야근이나 휴일 근무가 최대 12시간을 넘으면 안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PC 오프제가 도입돼 퇴근시간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됐고 출퇴근 시간 선택제 등을 통해 업무 방식 개편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로 근로시간 단축의 시행 시기는 차등 적용된다. 이에 따라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50∼299인 사업장에는 2020년 1월 1일, 5∼49인 사업장에는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2022년 12월 31일까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특별연장근로 8시간이 추가 허용된다.

◆삼성전자 필두…대비 고삐 죄는 대기업들

재계는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 예행연습에 한창이다. 주요 그룹들은 유연근무제나 집중근로제 등의 대안을 시범 운영하거나 본격 도입하며 부작용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주요 대책으로 기업 83곳 중 54.2%가 유연근무제, 43.4%가 집중근로제를 선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주 52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근태관리시스템을 개편해 직원이 스스로 근무 시간을 짤 수 있도록 했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 전 시범 운영을 통해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다음달 1일부터는 개발·사무직에 한해 기존 주 단위로 시행하던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키로 했다.

LG전자도 사무직에 한해 근무 시간을 직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2월부터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 직원들의 근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무직 직원들은 주 40시간을 근로하는데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을 직접 고를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7월부터 시행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대비하기 위한 근로시간 단축 방안들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달부터 사무직에 한해 집중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SK는 주력 계열사인 하이닉스나 이노베이션, 텔레콤 등을 중심으로 3교대나 4교대 생산직의 근로시간을 52시간 이하로 맞추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2주 80시간(주당 40시간)을 기준으로 근무시간을 자율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야근을 할 경우 2주 안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근무를 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앞두고 기업들이 다방면으로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당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와 유사한 법제를 채택하고 있는 해외 사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연간근로시간이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노력을 하면서도 2018년 4월에 제출된 법률안에서는 연장근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개정법률안에서는 주간 근로시간 한도보다는 월간 또는 연간 근로시간의 총량적 한도를 규제한 점에서 시사점이 크고,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변형근로시간제)를 운영해 높은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대표적 유연근무제는 근로시간계좌제이다. 즉, 실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보다 많을 경우 차이만큼 근로시간계좌에 적립하고(근로시간 채권), 반대일 경우 그 시간만큼 차감(근로시간 채무)하는 제도다.

독일의 근로시간계좌제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보상휴가제 등을 모두 포괄하는 복합적 유연근무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2022년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 등 제도개선 방안을 준비의무를 부여한 만큼 해외 사례를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를포함한 유연근로제 전반의 개선사항을 반영해 그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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