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자동차대출 여신잔액 큰 폭 증가
낮은 금리·네트워크망 '무기'…"캐피탈 카드사·위협하긴 일러"
쟁쟁한 플레이어가 군림하고 있는 자동차금융시장에 시중은행이 조심스럽게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다만 캐피탈사, 카드사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자동차금융 여신 잔액은 7조267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8295억원 대비 89.77%(3조4378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장 두드러지는 은행은 신한은행이다. 3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관련 여신 잔액은 4조9339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든 것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특히 캐피탈사 대비 낮은 금리와 기존에 형성된 네트워크망을 통한 탄탄한 고객층이 주 무기라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시장은 기존 캐피탈사나 카드사들의 고유영역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시중은행들 역시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은행들의 주 무기는 금리와 네트워크망 두 가지"라며 "낮은 조달금리를 통해 캐피탈사나 카드사보다 낮은 금리 제공과 탄탄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금융 관련 여신이 큰 폭 늘고 있지만 은행의 경우 캐피탈사나 카드사를 위협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카드사보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엄격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켓 쉐어를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한 시중은행들은 자동차금융시장을 아직은 주 업무가 아닌 부수적인 업무로 보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자동차금융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를 도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감안한다면 은행이 본격적으로 자동차금융시장을 잠식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3월말 국내 47개 캐피탈사의 내구재 할부금융 자산은 22조2207억원으로 나타났다. 내구재 할부금융은 자동차를 포함 전자제품, 가구 등에 대한 할부 금융을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구재할부금융 중 90% 이상은 자동차할부금융이 차지한다.
캐피탈사의 자산규모는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의 강자다. 지난해 3월 20조3177억원이었던 자산규모는 같은 해 6월말 기준 21조2017억원으로 4.4% 증가했고 9월말 기준 21조6160억원으로 2.0% 증가, 12월말 22조290억원으로 1.9% 늘었다. 12월 말에서 올해 3월말에는 0.9% 증가해 점차 증가폭은 더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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