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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재벌의 '민망한' 신시장 출사표

오리온 그레놀라바, 농심 스파게티 용기 유사제품 많아
"그냥 신제품이지 신시장 진출은 과대포장", 파격 혁신 필요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8-07-12 11:50

▲ 오리온이 새롭게 론칭한 마켓오 네이처 브랜드의 3개 제품.

▲ 농심에서 선보인 신제품 스파게티 토마토.

식품 대기업인 오리온과 농심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며 신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별반 차이가 없고, 이미 시중에 비슷한 제품도 나와 있기 때문에 어떤 점이 신시장 진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식품업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가 성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다각도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체제 도입이나 파격적 인재 영입 등 보다 확실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리온은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론칭하고 한끼 식사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오!그래놀라'와 '오!그래놀라바'를 출시했다. 오는 9월에는 파스타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놀라는 다양한 곡물,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을 혼합해 만든 아침식사용 요리를 말한다.

오리온은 마켓오 네이처 론칭을 통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5년내 브랜드를 연매출 1000억원으로 육성해 간편대용식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중국 등 세계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중에는 농심캘로그 등 이미 여러 개의 그래놀라 제품이 나와 있다. 또한 그래놀라바 제품은 오리온이 이미 판매하고 있는 닥터유 바 제품과도 원재료만 다를 뿐 형태 및 타깃시장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9일에는 농심이 스파게티 토마토 용기면을 출시하며 면 간편식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제품에는 농심의 핵심 기술력이 담겼다. 정통 스파게티 맛을 내기 위해 밀 중에 가장 단단한 듀럼밀을 사용했으며, 면이 빨리 익을 수 있도록 면 중간에 튜브구멍을 내는 중공면(中空麵)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생산 시 뜨겁고 길쭉한 면이 뭉치지 않도록 하는 농심이 자체 개발한 '네스팅(Nesting) 공법'도 적용했다.

농심은 제품 출시와 관련해 "기존 간편식은 1인 가구나 주부 등이 주 타깃이지만, 스파게티 토마토는 1020세대 소비자까지 품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는 여러 스파게티 간편요리 제품이 출시돼 있다. 다만 용기제품으로는 농심이 처음이다.

소비자들은 오리온의 마켓오 네이처와 농심의 스파게티 토마토 제품이 단지 기존 제품의 연장선에서 나온 신제품이지, 이것을 갖고 신시장 진출로 표현하는 것은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오리온과 농심의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신시장 진출이라는 표현은 과도한 포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리온과 농심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혁신의 필요성을 알지만 그것을 추진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업체마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이것을 깨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업체마다 혁신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한테서 혁신은 그저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파격적 변화 없이 내부의 힘만으로 혁신을 추구하다 보니 찻잔 속 돌풍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시기에는 보수적 경영이 들어 맞았겠지만, 요즘처럼 성장이 사라진 시기에서는 파격적 혁신 경영이 필수"라며 "오너경영을 벗어나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인재영입도 파격적으로 이뤄야 진정한 혁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