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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회생 멀었다” 경고 나선 최종구·이동걸

노조 쟁의행위 의결에 “이성적 판단 해줄 것으로 믿는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노동자들 불만 해결방안 찾아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8-07-25 14:12

▲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 왼쪽)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 오른쪽).ⓒ금융위원회, 데일리안포토

대우조선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우조선 노조가 그동안 고통분담을 해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이 정상화 기반을 닦았다고 하기엔 시기상조이고 향후 2~3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흑자에 따른 과도한 요구는 굉장히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노조가 이성적으로 판단해 파업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지난 3일 총회를 열고 93.4%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의결했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지급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협상에 앞서 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의결하는 것은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통상적으로 이뤄져왔다.

업계 관계자는 “투표를 통한 쟁의행위 의결은 노사협상에 나서기 전 사측에 대한 압박카드 중 하나이자 조합원들의 단합을 강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대우조선이 지난해 수조원의 세금을 수혈받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던 만큼 노조가 파업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노조는 기본급 3.8% 인상을 요구하며 조합원 90% 이상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의결한 바 있으나 임금동결에 합의한 바 있다. 올해 노사협상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쟁의행위 의결이 파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하지만 쟁의행위 의결 이후 금융당국과 대주주의 수장이 공식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향후 대우조선 노사협상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대한조선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목포에서 대우조선 노조를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최 위원장은 “대우조선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노조 뿐 아니라 채권단, 주주 등 모두가 절절한 고통을 분담했음에도 노조만이 고통을 겪은 것처럼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을 완전히 무산시키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대우조선 경영진과 노조는 회사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행동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대우조선 사채권자들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및 CP를 절반은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만기연장한데 이어 시중은행들도 7000억원 정도의 무담보채권 중 80%를 출자전환하고 20%를 만기연장했다”며 “사채권자 중에는 정말 필요한 자금 몇백만원을 모아둔 것인데 어쩔 수 없이 채무조정에 참여하는 등 안타까운 분들도 한둘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대주주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대우조선 노조가 물러설 여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최근 금속노조로의 산별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노사협상에서는 대우조선 노조 뿐 아니라 금속노조까지 개입하게 돼 사측으로서는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노조가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자금줄을 압박함으로써 지난해처럼 임금동결이라는 결과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대우조선에 2조9000억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는데 이 자금은 한 번에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선박 건조자금 등 필요할 때마다 조선소 운영을 위해 승인을 거쳐 인출할 수 있다. 노조의 쟁의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채권단이 이 계좌를 막아버리면 대우조선은 당장 조선소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선박 수주계약에 필수적인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를 채권단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조선업 특성도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이 된다. 외국 선사는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건조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지불하게 되는데 이 계약금은 금융권이 RG를 발급함으로써 보증하게 된다.

노조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이고 최근 산별노조 전환까지 이뤄낸 만큼 대우조선 노조도 지난해와 같이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사측의 결정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당국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이 공개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 올해 대우조선 노사협상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생산현장에서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분식회계 등 경영자의 비리로 인한 모든 책임과 비난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져왔다”며 “9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쟁의행위를 의결한 노조 집행부로서는 조합원들을 위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