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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후폭풍上] 금융노조, 반대 진짜 이유는

재벌·대기업 사금고화 우려·인터넷전문은행 실패 가림막 활용 반대
기업 은행 진출, 고용불안·성과주의 확대 가능성…"결국 국민 피해"

이송렬 기자 (yisr0203@ebn.co.kr)

등록 : 2018-08-12 00:00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여당과 야당이 은산분리 완화에 힘을 실으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가 은산분리 완화에 거세게 반대하는 이유가 주목된다.

우선 금융노조가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통한 사금고화, 인터넷 전문은행 정책 실패의 가림막 등이 지목된다.

하지만 효율성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고용 불안·경쟁·성과주의 등 현재 금융권에 만연해 있는 문제점들이 더욱 곪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같은 문제들이 확대되면 결국 은행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최근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반발에 나섰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과 은산분리 원칙을 지키기로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비치면서 정책 연대는 파기됐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이어 "은산분리 완화는 거꾸로 가는 금융정책으로 잘못된 금융산업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 반대 투쟁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가 은산분리 반대를 외치는 까닭은 우선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번 여야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예외적으로 완화 적용하는 법안을 살펴보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현행 의결권 기준 4%에서 34~50%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기업, 재벌 등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집중돼 있는 구조를 감안할 때 이들이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은행을 소유하게 된다면 경제·금융 공공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인터넷은행은 실패한 정책으로 이를 덮기 위한 가림막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 자체는 금융혁신을 통해 중신용자·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해 새로운 금융시장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었으나 지난 1년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은 영업을 해왔다는 것이 금노 측 설명이다.

특히 대출이 가계에 집중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설립 취지인 금융혁신은 고사하고 은행의 근본적 존재 이유인 자금 중개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금노는 지적했다. 때문에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때문에 재벌, 대기업들의 은행 소유를 합법화 하는 은산분리를 완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효율성과 이익 극대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는데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김용환 금융노조 수석국장은 "기업은 기본적으로 효율성과 이익 극대화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고용 불안, 성과주의 등의 문제가 더욱 곪을 수 있다"며 "지금도 금융권에 이 같은 문제들이 만연해있는 가운데 은산분리 완화에 따라 이 같은 문제가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어 "금융은 공공성을 띄는 산업이기 때문에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이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결국 이 같은 피해는 은행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