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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규환·인바이유 "금융이 복지를 해결한다"

  • 송고 2018.08.11 13:42 | 수정 2018.08.11 13:40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가입 차별 없앤 '장애인 운전자 안심 서비스' 업계 최초 출시

"장애인 '자립생활' 수요 충족…'보조금의 노예' 아닌 사회인"

(왼쪽부터)김영웅 인바이유 대표, 안규환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IT연구소장.ⓒ인바이유

(왼쪽부터)김영웅 인바이유 대표, 안규환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IT연구소장.ⓒ인바이유

우리 사회는 장애를 오독(誤讀)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은 '장애인이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절반의 진실이자 시혜의 차원에서 장애인을 대상화하는 일종의 낙인과 같다.

"저는 근로소득자입니다. 공무원, 보건복지부 서기관도 했고요. 금융시장에서 충분히 구매력을 갖춘 장애인구가 전체 중 30%를 넘습니다. 그런데도 이용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없습니다. 우리는 복지대상자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보험 등 여러 가지의 금융서비스를 받아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습니다."

안규환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IT연구소장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체장애 2급이지만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진 않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고려대학교 보건학 박사를 취득했고, 현재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이사대우, 이미지팩토리 이사, 한국복지방송주식회사 이사 등의 직위를 가지고 있다.

라쉬(RASCH) 분석을 통한 국민건강지수, 행복지수 및 개인성과평가, 금융모델 등 그는 총 7건의 특허출원 및 발명자로 등록돼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표준건강분류(KCF) 심의위원, 고대구로병원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가 체감하는 우리나라 장애인의 보험 접근성은 어떨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아예 저가이거나 CI(치명적 질병), 종신보험 등은 특약이 불공정하고 보편적인 담보가 없고 돈만 많이 내는 실정입니다. 유병자보험도 가입이 안 되죠. 농락을 당하는 기분입니다. 호주처럼 Disability Insurance(장애보험)을 품고 가는 나라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닙니다."

호주의 국가장애보험계획(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a)은 보험을 기반으로 한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다.'○급 장애인'이라는 낙인이 아닌, 이용하길 원하는 장애인 지원제도나 서비스를 신청한 후 적격 여부를 판정받으면 된다. 판정 과정에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고 결과에 대한 불복 신청, 서비스 제공 기관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12월 UN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했음에도 국내법인 상법 제732조는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내용을 유지하고 있어 상치(相馳)된다. 한 개 이상의 민간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장애인의 비율은 33%에 그친다는 조사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셈이다.

안규환 소장은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의 김영웅 대표와 지난 5월 29일 만나 이 같이 척박한 국내 장애인 보험의 인식을 공유하고 상품 개발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한 주도 안 된 6월 5일 안 소장에게 답했다.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단독 보험상품일 경우 보험업법의 규제를 받지만 다양한 서비스 내에 보험이 포함된 '서비스 상품'일 경우 출시가 수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인바이유가 메리츠화재와 협력해 8월 6일 출시한 '장애인 운전자 안심 서비스'는 장애인들 차별 없이 동일한 보장으로 가입 가능한 업계 최초의 상품이다. 장애인 운전자 안심 서비스의 보장항목은 장애인 운전자보험을 비롯한 긴급상황 대처 서비스, 간편 헬스케어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 가입금액은 1년 단위 11만원.

장애인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 최대 5000만원, 교통사고처리 최대 3000만원, 자동차사고 변호사선임비용 최대 500만원, 벌금 최대 1000만원, 골절 수술비 최대 50만원까지 보장한다.

긴급상황 대처 서비스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언제 어디서나 112 전화 한 통으로 의료신상(혈액형, 지병)과 위치, 차량정보가 자동으로 경찰청에 제공된다. 동시에 신고 관련 내용과 위치를 최대 3명의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간편 헬스케어 서비스는 의료 상담·병원 진료 필요시 전화나 온라인으로 전문가와 1:1 상담을 할 수 있고, 주치의와의 상담 연결과 병원진료 예약대행까지 가능하다. 건강검진 항목을 추천·예약해 준다. 아산병원, 삼성의료원, 연대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등 전국 100여 개의 대형 검진센터에서 특별 우대율 최대 5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장애인 운전자를 위해 가입조건은 최소화했다. 사전고지 할 내용은 이륜자동차 운전여부, 운전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두 가지다. 소득, 장애등급, 차량여부에 상관없이 만 20~70세 장애인이 가입할 수 있다.

"장애인계의 키워드는 '자립생활'입니다. 장애인들이 금융을 못 만나고 보조금의 노예가 돼 있는 현실입니다. 내 경제력으로 위험을 방어해낼 수 있고 내가 질 부담은 내가 감당한다는 장애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상품은 자립생활과 당사자주의라는 장애인들의 자기문제를 금융이 헷지(위험 회피)해줄 수 있습니다. 즉, 금융이 복지를 해결하는 것입니다."(안규환 소장)

"보험사들의 장애인보험 사전고지는 신체적·기능적 장애가 있느냐를 묻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 블락(차단)이 돼 가입이 거의 없습니다. 1970~80년대 사전고지 항목으로만 진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번 서비스는 이익은 나지 않지만 인식 전환의 기회가 되고,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확산시키는 등 이성적으로 장애인 금융을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김영웅 대표)

크라우드 보험은 공통의 위험을 가진 다수 구매자들이 그룹을 형성해 가입하는 상품. 이달 16~18일 충남 홍성군 일원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발달장애인 스포츠 축제인 '제14회 스페셜올림픽 코리아 전국하계대회'의 시점과 맞물려 서비스 홍보 및 확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인바이유는 기대한다.

장애인은 시민이면서도 자본주의 시장에서 배제돼 왔다. 신체적 차원의 '손상'이 사회적 불리인 '핸디캡'으로까지 이어졌다. 필요한 서비스 유형과 시간이 다름에도 장애등급제는 일괄적이고 일방적인 '복지'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자립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런 비판을 받던 장애등급제는 내년 7월 폐지된다.

장애를 보는 시각을 어떻게 바꾸느냐는 다음 과제다. 안 소장과 김 대표의 이번 합작품은 이 지점에서 사회적 함의를 가진다는 평가다. 장애인들의 경제력에 부응해 충실한 보상을 제공한다. 즉, 손상이 있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규정하는 사회에서 '손상을 가진 사회인'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전기(轉機)가 마련됐다는 얘기다. 안 소장과 인바이유는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에 있어 정책보다 앞서는 '시장'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국의 '분리에 반대하는 신체장애인 연합(UPIAS)'은 이 같이 정의한다. "손상은 사지의 일부나 전부가 부재한 것, 또는 신체의 일부나 그 기능의 불완전한 상태다. 장애는 육체적 손상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현재의 사회 조직이 불완전하거나 그 어떤 고려도 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리와 활동의 제약이며, 그것으로 인해 사회활동의 주류적 참여로부터 배제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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