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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소득 1위 도시 울산, 한국판 ‘러스트벨트’ 진행중”

  • 송고 2018.08.13 16:43 | 수정 2018.08.13 16:51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일자리 찾지 못하고 울산 이탈 심화…청년층 자살비중 가장 높아

일감 1000만t 줄어든 현대중공업, 추가 인력감축 두고 노사 충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장기화된 불황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 대해 외신에서도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의 현재를 한국판 ‘러스트벨트’로 규정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www.reuters.com)는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한 가장의 인터뷰를 통해 울산과 현대중공업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올해 52세인 이동희씨는 지난 1월 5년간 근무하던 현대중공업에서 일자리를 잃었다. 이씨를 비롯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만7000여명의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을 떠났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울산을 찾았던 5년 전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은 매일같이 야근이 이어졌으며 주중 야근과 주말 특근에 매달린 덕에 일반적인 노동자들의 3배 가까운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씨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이씨의 아내는 같은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납품업체에서 최소한의 급여를 받는 조건으로 일자리를 구했다. 올해로 스무살이 된 이씨의 딸은 현대중공업에 취직하기 위해 이 기업에서 후원하는 대학을 나왔으나 현재는 다른 곳으로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글로벌 조선·해운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만 하더라도 항구도시인 울산은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2년 후인 2009년에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산업이 전자·자동차를 제치고 수출 1위 업종에 이름을 올리며 대한민국 효자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2008년 가을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과 함께 터진 미국 금융위기 사태 이후 글로벌 경기는 급격히 위축됐으며 조선업계의 수주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수주감소로 일감은 줄어들고 조선소에서는 남아도는 인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선언한 2008년 9월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전월 말 기준 1443만CGT(377척)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2010년 상반기 기준 일감은 750만CGT(195척)로 급감했으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일감은 443만CGT(87척)에 불과하다.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10년간 1000만CGT에 달하는 일감이 사라진 것이다. 클락슨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한국 조선업계는 약 1800만CGT 규모의 선박 411척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조선·해운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8년 한국 수출의 20%를 담당했던 울산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12%까지 떨어지며 200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가면서 울산은 한국 소득 1위 도시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울산 인구는 약 110만명으로 조선소가 들어서던 1970년대보다 4배 이상 늘었으나 ‘수주절벽’이라는 단어까지 나올 만큼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2016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취업난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문제가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울산에서 발생한 자살사고 중 25~29세 사이의 청년 자살율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대학교에 따루면 올해 상반기 자살시도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182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약 150명이던 전년 동기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로이터는 울산의 현재가 지난 1970~1980년대 급격한 산업발전 이후 쇠락한 미국 중서부 일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들 모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들 모습.ⓒ현대중공업

또한 현대중공업의 침체와 대규모 구조조정은 같은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게도 위기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2004년만 해도 국내 자동차 생산량의 80% 가까이를 책임졌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올해 생산비중은 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동자의 고임금 구조와 강한 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 측에서는 경영진이 미국의 SUV 붐에 대한 예측을 실패했을 뿐 아니라 전기차로의 사업전략 전환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은 추가적인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 마지막 남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나면 2000명 가까운 생산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다.

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친 노동자들은 13일부터 다시 일터로 복귀했으나 복귀와 함께 노사는 여름휴가 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올해 임단협을 위해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한다. 무급순환휴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사측과 이를 막아야하는 노조가 어떤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노동자들의 눈과 귀는 협상 결과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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