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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의 車톡] 화재 불안감과 달리는 소비자

  • 송고 2018.08.14 14:00 | 수정 2018.08.14 13:58
  • 이미현 기자 (mihyun0521@ebn.co.kr)

ⓒ

BMW 520d를 모는 직장인 A씨는 잇따라 터지는 화재 탓에 가족과 ‘탈출연습’을 했다. A씨는 화재 불안감을 안고도 요즘 같은 폭염 속 직장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 주기 위해서 차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차량 앞 보닛 부분에 연기가 나거나 화재 조짐이 보이면 소지품 등은 다 두고 아이만 데리고 탈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둘째를 임신한 B씨도 BMW 320d를 몬다. 무거운 몸으로 첫째를 어린이집 등하원시키기 위해 운전이 편하다. 서비스센터에서 점검도 받았지만 점검을 완료한 차량에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B씨는 “화재가 나지 않길 바라면서 조마조마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BMW 소유주인 C씨는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다. 주변에서 인사처럼 자신의 차량 상태는 어떤지 계속 물어본다. 주행 중일 때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이번 화재 사건 탓에 중고차로도 못 팔수 있단 생각에 화가 치민다.

BMW에 이어 에쿠스, 그랜저 등에서도 화재가 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도 화재가 날 수 있단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울러 도로, 터널, 주차장 등 장소 가리지 않고 터지는 BMW 화재 탓에 주변에 주행 중이거나 주차된 BMW로 자신의 안전이 위협당할 수 있단 막연한 공포심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하루 이틀 꼴로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9건이다. 현대·기아차 에쿠스, 그랜저, 아반떼, 르노삼성차 SM5에서도 이달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우선 국토부는 화재가 빈번한 BMW의 경우, 안전진단 안 받은 리콜 대상 BMW에 운행 중지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자동차 전문가들이 BMW 화재 원인으로 제기한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모듈의 소프트웨어 조작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폭염과 차량화재 사이에 관련이 있단 분석도 제기했다. 기온이 35도 이상 올라가는 불볕더위 속에서 도로의 아스팔트 온도는 50도 이상으로 치솟는데 이런 악조건에서 장시간 운행하면 차량화재 발생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는 것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자동차 회사별 화재 현황을 공개하고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글 게시자는 “달리는 차량에 불이 난다는 것은 생명을 담보하고 운전하란 이야기”라며 “철저히 사고원인을 조사하여 국민 불안감을 해소 시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글은 현재 2700여명이 동의했다.

올 초에도 결함이 제기된 해당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최근 연속으로 화재가 발생 전까지 정부가 아무런 조치하지 않았단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더 이상 안전을 위협하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신속하고 정확히 밝혀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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