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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땅 잃은 디젤차...대체 하이브리드 뜬다

9월부터 디젤차량 환경규제 강화, 현대차 판매 미미한 4종 생산중단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70% 급증…토요타도 반사이익 기대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8-08-16 16:45

▲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현대자동차

미세먼지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디젤 차량에 대한 환경규제 문턱을 높이고 있어 디젤 차량이 설 땅을 잃고 있다. 그 자리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디젤의 대체제로 조금씩 입지를 넓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고연비와 함께 ‘클린디젤’이라는 친환경성을 자랑하던 디젤엔진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인해 클린디젤의 허구성이 만천하에 드러난데 이어 최근 벤츠와 아우디가 제2의 디젤 게이트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젤 차량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승용 디젤차량에 대한 엄격한 환경규제가 내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측정 기준이 국제표준시험방식(WLTP)으로 강화된다. 9월 이후 생산에 들어가는 신 차종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판매가 금지된다.

기존에 생산하던 차종은 3개월 유예기간을 거친 뒤 12월부터 이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WLTP는 기존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테스트 기준이 더 강화됐다. 실주행 여건을 최대한 반영하는 이 방식이 적용되면 현재 자동차 브랜드들이 제시하는 연비보다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9월부터 연구원들이 실제 도로에서 직접 차량을 운행,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실주행테스트(RDE)도 적용한다.

이처럼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면서 자동차 메이커들은 요소수 방식을 적용하는가 하면 판매량이 저조한 승용차의 디젤 라인업 생산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일부터 국내 공장에서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높아진 환경규제를 맞추려면 대당 평균 200만원 가량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판매가 미진한 승용 디젤라인업을 굳이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그랜저 디젤은 전체 판매량의 4%, 쏘나타 디젤은 2%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K5와 K7 디젤 라인업 생산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환경규제에 따른 차종별 단산 계획이 맞춰져 있는데 기아차 K5와 K7 디젤모델은 계속 생산할 예정”이라며 “전체적으로 승용차의 디젤 라인업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아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젤모델이 주력인 SUV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는 지난 2월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면서 규제를 맞췄고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통해 기준을 충족했다.

이처럼 승용의 디젤 라인업 생산 중단으로 과거 디젤엔진이 자랑하던 고연비와 친환경요인을 갖춘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하면서 디젤차량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는 승용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승용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만4033대가 판매돼 전년동기대비 72.2%나 급증하면서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30.5% 늘었다.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디젤 모델 판매가 주춤하며 수입차 역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쪽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판매량 중 가솔린모델의 점유율은 44.9%로 전년의 41.3%보다 3.6%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디젤 몰락이 하이브리드 전문 브랜드인 일본 토요타에는 반사이익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같은 기간 1만41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나 늘었다. 토요타의 같은 기간 판매량은 9620대로 전년보다 54.2% 증가했다. 렉서스는 7017대가 팔렸다.

독일 브랜드들도 디젤 차량이 환경오염 이미지와 함께 까다로운 인증 등으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어 향후 디젤차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식의 눈속임으로 환경규제를 맞추려했는데 BMW는 배출가스를 태우는 기술력을 앞세워 환경규제에 정면승부했지만 이에 따른 과부하로 한국에서 잇따른 차량 화재의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라면서 “전반적으로 디젤차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어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향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브랜드들이 디젤엔진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고연비와 클린 이미지가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넘어가는 추세인데다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소비자들 사이에 높은 만족도가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 증가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