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지분 100% 환산시 3조5천억 '보험사 최고가'..경영진도 돈방석

송고 2018.09.06 09:41 | 수정 2018.09.07 08:18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MBK, 옛 ING생명 매각해 2조원 시세차익 달성

스톡옵션 행사 정문국 사장 194억원 차익 가능

신한금융지주가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를 2조2989억원의 금액으로 인수하기로 지난 5일 결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오른쪽)과 오렌지라이프 본사 모습ⓒ연합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5년 만에 2조원 넘는 시세차익을 남겨 국내 ‘대박난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분 100%로 환산하면 ING 매각가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동시에 경영진은 스톡옵션(주식 매입 선택권)으로 541억원을 챙기면서 돈방석에 앉게 됐다. 스톡옵션이란 회사 주식을 매우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데, 가격이 오른 만큼 차익을 챙길 수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ING그룹으로부터 당시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사들였다. 금융위기 이후 차입금 상환을 위해 모그룹이 내놓은 ING생명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신한금융과 협상 끝에 지난 5일 오렌지라이프 4850만주(지분율 59.15%)를 주당 4만7400원씩 받아 2조2989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이날 종가(주당 3만4200원)보다 38% 오른 가격이다. 이를 지분 100%로 환산하면 매각가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배당(6139억원)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부 지분 매각으로 투자 원금의 대부분인 1조7000억여원을 회수한 MBK파트너스로선 이날 매각가가 사실 전액 추가수익이 된다.

오렌지라이프 경영진은 스톡옵션으로 말그대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투자금을 회수를 극대화하려면 짧은 시간에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경영진에게 막대한 스톡옵션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게 사모펀드 특징이다.

MBK파트너스는 대주주의 거래 가격에서 행사 가격을 뺀 차액(exit price)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스톡옵션은 정문국 대표이사 사장이 가장 많다. 정 대표는 현재 77만9000주를 보유 중이다. 행사 가격(2만2439원)과 거래 가격(4만7400원)의 차액을 고려하면 194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된 셈이다. 정 사장 외 5명의 부사장도 15억∼97억원의 스톡옵션 차액을 챙길 수 있게 됐다. 회사 경영진 모두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차익은 541억원에 달한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스톡옵션) 계약서상 차액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게 맞겠지만, 아직 신한금융이나 MBK파트너스 측에서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할지 확정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면서 "아직 마무리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스톡옵션까지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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