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용 MLCC 시장 잡는다…5700억 투자 단행

송고 2018.09.20 17:12 | 수정 2018.09.20 17:08
최다현 기자 (chdh0729@ebn.co.kr)

천진 생산법인 신규 공장 신축 이사회 결의…2020년 가동 예정

하반기 실적도 '맑음'…"전장용 MLCC, 5년 내 공급부족 해소 어려워"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성장성이 큰 전장용 MLCC 시장 선점을 위해 천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삼성전기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천진 생산법인에 전장용 MLCC 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하고 시설투자 등에 총 573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전기는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중국내 새로운 전장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내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MLCC는 전자제품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ICT산업의 확대와 자동차의 전자기기화에 힘입어 수요가 폭증하면서 최근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 편의기능이 향상되면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장착 차량이 증가하는 등 자동차 전장화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량 및 전기차(EV)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중장기적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장용 MLCC는 IT용과 역할은 비슷하지만 사용 환경이 더 가혹해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고온과 진동·휨, 높은 습도를 견딜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조 난이도가 높고 가격도 IT용 보다 높게 책정된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용 MLCC 생산 설비를 대폭 증설하고 개발 및 제조기술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기 MLCC 사업은 이번 신공장 투자를 기점으로 부산과 천진은 전장·IT용, 필리핀은 IT용 전문 생산 기지로 전문화해 고객 대응력과 제조 효율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 금액은 2019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집행되며 신규 공장은 오는 2020년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MLCC업계 1위인 일본의 무라타는 전장용에 집중하고 있다. 무라타가 전장용 MLCC 공급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IT용 공급이 줄어들었으며 업계 2위인 삼성전기도 수혜를 입었다.

삼성전기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8286억원, 영업이익은 360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7%, 275%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MLCC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가 2020년 생산능력을 확대해도 MLCC는 5년 내 공급부족 해소가 쉽지 않다"며 "순수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1대당 3만개의 MLCC 탑재가 필요해 기존 대비 4배 증가하는 등 수요가 지속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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