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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깨어나라①금융감독]시장보다 스마트한 '촌철살인' 금감원

  • 송고 2018.09.23 00:00 | 수정 2018.09.24 19:29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조직간 의사소통·합의체계 사실상 붕괴…조직문화쇄신 시급

"변화에 민감한 시장, 행정기능 갖춘 협력으로 금융산업혁신"

국내 경제가 7~8%대 고도성장이 아닌 3%대 저성장 구조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지켜나가야 한다. 가치와 산업의 전환적 공백기에 우리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안들을 6회에 걸쳐 짚어본다ⓒEBN

국내 경제가 7~8%대 고도성장이 아닌 3%대 저성장 구조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지켜나가야 한다. 가치와 산업의 전환적 공백기에 우리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안들을 6회에 걸쳐 짚어본다ⓒEBN

[편집자주] 한국경제의 ‘대질주’ 시대는 끝났다. 한국경제는 50년간 성장을 이끈 대기업 낙수효과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소득이 이끌어가는 분수효과에 미래동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구조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경제가 7~8%대 고도성장이 아닌 3%대 저성장 구조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치와 산업의 전환적 공백기에 우리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안들을 6회에 걸쳐 짚어본다.

4개 감독기관(은행·증권·보험감독원·신용관리기금)을 통합한 금융감독원은 올해로 출범 20년을 맞아 성년이 됐다. 20년간 권한이 커졌는데 그에 걸맞은 도덕성과 금융 전문성을 축적해왔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임직원 도덕성 문제가 터질 때 마다 금감원은 쇄신방안을 내놓고 재발방지를 다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일탈은 되풀이됐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윤석헌 금감원장이 시장을 향해 "한국 금융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 처럼 금감원도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와 유의미한 피드백을 제시하는 지를 돌아봐야할 시점이라는 게 대한민국 경제계와 금융권의 중론이다.

금감원은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방만한 조직 운영 문제에 대한 비판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넘어간 전력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혁신에 앞서 우선할 것으로 내부에서 곪고 있는 조직문제와 마주할 것을 꼽는다.

금감원 직원 대부분이 조직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단순 운영상의 문제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 조직 문화·행태에서 비롯된 관행적 문제인지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어야 금감원도 혁신을 향해 내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여의도 금융감독원ⓒ

◆혁신은커녕 퇴화가는 금감원…“신뢰할 수 없는 조직”
지난 5월 금감원은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건강진단' 설문조사 결과에서 직원 10명 중 8명은 조직 속 개인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만 조직에 대한 자부심은 크게 떨어진다고 응답했다(참여율 52%).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상하간 소통에 대한 의견도 부정적이다.

개인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조직간의 의사소통과 합의 체계는 사실상 붕괴돼 있다는 의견이 많아 조직문화 쇄신이 시급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또한 매우 낮아 리더십 부문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중간관리자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78.8%로 높았으나, '경영진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중간관리자 신뢰도의 4분의1 수준인 20.8%에 불과했다. 한 직원은 “경영진은 몇 년 머물다 갈 사람들이라 조직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임원들은 몇 년후 조직을 떠나게 되는 신분이기 때문에 뼈 있는 직언(直言)을 쏟아내는 직원보다 자신을 잘 따르는 참모진만 두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권력지향적 임원과 유리한 것만 챙기려드는 직원 이기심으로 조직은 각자도생으로 내몰렸다는 뜻이다.

설문조사에 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부심' 부문이었다. '개인에 대한 자부심'은 응답자의 67.1%, '동료에 대한 자부심'은 57.7%가 호평했지만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9%에 그쳐 금감원 조직 전체에 대한 자부심은 개인·동료에 대한 자부심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금감원 안팎에서는 다양한 사유로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불거진 금감원 채용비리 이슈와 감사원 감사에서 나온 비판, 과거 행적에 대한 논란으로 사퇴한 2명 전임 원장 등으로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와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낮은 수준에 머무는 걸로 해석된다.

지난 5월 금감원은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건강진단' 설문조사 결과에서 직원 10명 중 8명은 조직 속 개인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만 조직에 대한 자부심은 크게 떨어진다고 응답했다(참여율 52%). ⓒEBN

지난 5월 금감원은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건강진단' 설문조사 결과에서 직원 10명 중 8명은 조직 속 개인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만 조직에 대한 자부심은 크게 떨어진다고 응답했다(참여율 52%). ⓒEBN

이외에 직원들은 서로간 '배려와 존중', '업무처리의 효율성' 부문에서 취약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엘리트들이 한데 모였지만 인사 적체에 따른 과도한 경쟁, 승진 누락 등으로 동료를 경쟁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어 외부의 경력직원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뛰어난 인재는 외부의 시장에서 경쟁을 견디며 고연봉을 누리는 쪽으로, 금감원 내부 직원은 상부 지시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재로 정형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미국 포춘(Fortune)지는 매년 일하기 좋은 기업(Best companies to work for)을 조사하고 있다. 급여, 복지 등 경제적인 보상만이 일하기 좋은 기업의 덕목은 아니라는 게 포춘지의 분석이다. 포춘지는 △직원을 위한 혁신적인 프로그램 △직원의 조직에 대한 자부심 수준 △구성원 간의 신뢰 및 동지애 등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 "빠른 시장 변화에 무감각한 금감원, 외려 성장 방해"
금감원이 내부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면서 금융산업과 시장의 혁신을 주문한다는 것은 '언행불일치' 행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전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았으면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에 나간 검사역들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비판과 힐난을 마주한 것처럼 금융사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려면 조직기강과 내부 신뢰부터 다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간은 돈을 좇아 움직이기 때문에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금융사들이 추구하는 신사업과 미래 먹거리 발굴은 이미 알고 있던 영역이 아닌, 여러 분야가 만나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회색지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조직 내부 경쟁강도가 높아 이같은 외부 시장 변화를 감지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화에 둔감한 금감원이 금융혁신의 걸림돌이라는 비판이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정부 의중 파악에 금감원의 모든 관심사가 쏠려 있다 보니 금감원의 시선은 시장이 아닌,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검사 방향, 점검 계획만 내놓고 있다"는 자성도 나온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검사를 명목으로 금융사의 신사업 영역을 모니터링 해가는 경우가 있는데 금융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면서 “지속성과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금감원 조직은 행정이라는 관점에서는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반대로 시장변화에 둔감한 면이 분명 있고, 때로는 자연스런 시장의 물길을 인위적으로 바꿔놓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변화와 성장에 민감한 민간 금융사와 일관성과 행정기능을 갖춘 금감원이 협력할 때 금융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특히 금감원의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금감원 조직의 속성이 시장 변화 속도에 맞춰질 필요가 있고, 학벌주의 등 획일화된 인재 발탁에서 벗어나 변화와 다양성을 시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 전문가는 "금융시장이 변화하는 속도를 고려해 금감원도 적절한 시기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획일화된 수직적 조직문화로는 금융시장에 유의미한 피드백 제공은커녕 권위 회복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스스로가 도덕성과 전문성으로 시장에 신뢰를 주고 권위를 회복해 독립할 준비를 맞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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