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고도화설비·저유황유 투자...IMO 규제 대응

송고 2018.09.27 15:27 | 수정 2018.09.27 15:25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김준 SK이노 총괄사장, VRDS 신설 공사 현장 찾아

에쓰오일, RUC·ODC 프로젝트 순조…고도화율↑

정유업계가 오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앞두고 탈황설비 투자에 공을 들이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황산화물 오염 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 고도화설비 도입은 물론 저유황유 사업 규모도 확대하고 있는 것.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IMO는 오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에 들어간다.

산성비를 유발하는 황산화물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로, 2020년부터는 벙커C유와 같은 고유황유 제품들은 선박연료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유황분 0.5% 이하의 연료를 쓰는 것은 기존 고유황유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다 선주에게도 배기가스 세정장치 설치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입장이기에 '고도화율 키우기'에 매진하고 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출 및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을 통해 최근 저유황유 사업 규모를 확대 중이다.

SKTI는 2010년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초대형 유조선을 임차해 블렌딩용 탱크로 활용, 반제품을 투입해 저유황중유(LSFO)를 생산하는 '해상 블렌딩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TI가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 해상 선박유 시장은 저유황중유 생산에 적합한 다양한 블렌딩용 유분이 모여들어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측은 정유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짓는다. 해당 설비는 고유황 연료유인 감압 잔사유를 저유황, 디젤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비다.

IMO가 2020년 1월부로 전세계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키로 한 규제에 대한 구체적 복안이다.

최근엔 사장까지 나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 20일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을 방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신설 현장을 점검하고 국제 환경기준 강화에 따른 사업전략 구상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VRDS가 완공되면 관련 시장에서 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2020년 규격이 강화되는 해상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과 협력사 직원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 프로젝트를 진행, 고도화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진행하던 8000억원의 정유공장 증설 작업 중 2400억원이 투자된 아스팔텐 제거공정(SDA)을 완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생산량을 하루 8만6000배럴, 수소첨가분해를 통한 고도화 생산량을 하루 5만배럴로 늘리는 고도화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NG 추진 장치나 스크러버를 설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대형선사가 아닌 이상 저유황유 연료로 교체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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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고도화설비·저유황유 투자...IMO 규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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