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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여의株] “투자자를 찾습니다”

  • 송고 2018.10.03 06:00 | 수정 2018.10.03 11:38
  •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신주식 금융증권부 차장.

신주식 금융증권부 차장.

지난 주말 신촌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IF 2018’에는 90여개의 스타트업이 부스를 내고 마케팅에 나섰다.

그 중 한 부스에서는 제품소개와 함께 ‘투자자를 찾습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과 같은 투자자를 만나 성장을 추구하기에 스타트업 축제에서 이런 안내판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하지만 청년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스타트업 부스에서 ‘투자자를 찾습니다’라는 안내판을 내건 CEO는 청년이 아니라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중년의 모습이었다. 이 CEO는 “사실 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재창업에 나선 10년차 벤처사업가”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10년 전인 2008년 처음 기업을 설립했을 당시만 해도 김모 대표는 잘나가는 벤처사업가였다.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구조조정으로 계열사들이 흩어진 이후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이디어를 인정받으며 당시 정보통신부로부터 상을 받기도 한 김 대표가 설립한 벤처기업은 짧은 기간 급속히 성장하며 직원들도 늘어났다. 당장 매출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으나 일이 많아지면서 일손은 항상 부족했고 어느덧 늘어난 직원들만큼 대출도 불어나기 시작했다.

“부채비율이 300%에 가까워지면서 금융권의 대출도 끊기기 시작했고 투자자를 찾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것이 김 대표의 첫 사업 실패 이유였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시작은 좋았으나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성장단계에서 김 대표의 벤처기업은 더 많은 혈액을 수혈받지 못해 고사한 것이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김 대표는 기업간 거래, B2B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B2C가 더 넓은 시장이고 기회도 많지만 기업 운영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의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성장단계에서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을 누가 더 많이 쏟아부을 수 있느냐에 따라 매출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도 모든 스타트업에 부담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자본의 50% 이상은 마케팅에 투자해야 하는데 결국은 더 많은 돈을 가진 기업이 더 오래 버티고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는 김 대표는 “느리더라도 B2B 시장에서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스에서 만난 청년사업가 장 대표의 고민도 김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경진대회 등에서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창업 초기 많진 않아도 어느 정도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는 장 대표 역시 향후 사업이 커지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늘어나는 운영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업센터 같은 곳에 입주할 수 있다면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좀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얼마 전 한 국책은행이 진행한 입주기업 모집에서는 경쟁률이 두자릿수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국내에서는 유동자금이 넘쳐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규제강화에도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서울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유당국 및 국책은행 수장들은 ‘FAANG’으로 불리는 미국 혁신기업들의 성공사례를 들어 민간자금이 더 이상 부동산이 아닌 국내 혁신기업으로 흘러들어야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모님 펀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당국이 강조하는 것처럼 ‘사모님 펀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 혁신기업의 성공사례를 꼽자고 하면 카카오 정도가 전부인 현실 속에서 “리스크가 큰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자산가가 얼마나 있겠나”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만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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