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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덕상 더좋은보험·GA연구소장 "보험사-설계사-GA 간극 좁히는 가교역할 앞장“

50여 보험사와 4000여 GA, 40만 설계사가 동업하는 보험춘추전국시대
'먹튀'·작성계약 감별법·사고예방 컨설팅으로 보험산업 청정화에 기여"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8-10-08 13:46

▲ 최덕상 더좋은보험·GA연구소장(53)ⓒ사진=EBN 김남희 기자

요즘 뜨고 있는 영화 ‘베놈’은 공생에 대한 이야기다. 열혈기자 에디 브록은 괴생물체 심비오트와 기묘한 공생관계를 이루며 베놈으로 변신한다. 뜬금없는 비교일수도 있지만, 공생이라는 점에서 보험사와 보험대리점(GA) 간의 기묘한 관계가 오버랩됐다. 실적을 위해 제휴 GA에 맞춤용 시책을 내주는 보험사와 이를 부추기는 GA의 이상한 동업자 관계라서다. 보험사는 판매채널 GA에 끌려다닌다고 하소연하고, GA도 보험사 요구 조건을 맞추느라 허덕인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둘은 어떤 형태로든 공생해야 한다.

폭발적인 영업력과 수당으로 성장한 대형 GA는 웬만한 중소보험사보다 덩치가 커져 어느새 보험사와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 보험사는 공룡급 GA를 견제해야만 할 것 같은 괴물처럼 여긴다. 올 상반기 기준 50여 보험사와 4000여 GA가 티격태격 케미스트리(화학작용)를 이루며 보험산업의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GA와 보험사 소속 설계사(FP)는 무려 40만명이다. FP 1000명 이상 있는 초대형 GA도 35곳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덕상 더좋은보험·GA연구소장(53)은 27년간의 보험사·GA 비교분석 노하우를 집대성해 지난 1일 ‘더좋은보험·GA연구소‘를 출범했다. 핵심 업무는 보험인들의 시행착오를 최소화 해주는 잡(job) 컨설팅이다. 

컨설팅 대상은 FP를 포함한 보험업 종사자들. 최 소장은 보험영업에 뛰어들려는 FP들에 보험사와 GA의 경쟁력, 장단점을 비교·평가해준다. 미국의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 한국의 기업평가사이트 ’잡플래닛‘ 같은 서비스도 조만간 제공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글래스도어는 일과 생활 간 균형, 급여, 승진기회 보장, 최고경영자의 실적, 사내 문화와 가치를 기준으로 10년째 ‘최고의 직장’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가장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은 '페이스북'이다. 국내 보험·GA업계에서 ‘최고의 직장’은 과연 어딜지 궁금해진다. 

좋은 영업환경의 보험사와 GA를 선정한다는 면에서 최 소장의 더좋은보험·GA연구소는 보험판 '글래스도어'다. 정량적(경영·영업현황), 정성적(영업경험자·제3자시각) 평가 기준을 통해 ‘최고의 GA와 보험사’를 매년 선정할 계획이다. 

최 소장은 "제가 보험영업을 시작하던 90년대에는 회사규모와 브랜드 파워, 업계 평판이 중요한 잣대였지만, 최근 GA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제대로 된 직장 조사 없이 엉겁결에 영업하는 FP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이들이 자신과 맞지 않는 영업조직에 흡수돼 '어쩌다 영업을 시작했으니 대충 시간을 때우다 눈치 봐서 타사로 이동하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들 다수는 보험사와 GA를 전전하면서 철새설계사로 전락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최 소장은 FP를 포함한 모든 직장인에 중요한 것이 '내게 맞는 조직'이라고 꼽는다. 그는 "FP 자신과 조직 리더, 조직 전체가 추구하는 생각과 파트너십이 공명을 이루고 조화를 만드는 게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한국의 보험 산업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 진화하고 있는데 보험영업인들은 시행착오를 답습해가는 모습이다. 보험 산업 선진화를 위해서도 보험영업인들의 성숙을 촉진하는 영업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최 소장은 연구소를 통해 △상품 및 판매수당 비교 △실전적인 영업 성공 사례를 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daum) 카페를 통해 네티즌들과 정보를 공유하려 한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설계사들에게 적합한 보험사와 GA를 매칭해주는 보험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최 소장의 목표다. 

27년의 직장생활을 모두 보험업계에서 지낸 최 소장은 설계사들의 뼛속까지 이해하는 보험인이다. 1991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FC를 시작하면서 보험업계에 첫발을 들인 최 소장은 다채로운 보험경력을 보유했다. FC 경력 1년 만에 본사 상품·영업프로그램 개발팀장으로 발탁된 그는 ING생명 히트상품인 ‘프리스타일 연금보험’을 개발에 투입됐다.

또한 지금은 보편화된 시스템이지만 92년에는 혁명적인 영업도구로 평가 받은 설계사 노트북용 재정설계프로그램까지 고안해내기도 한 최 소장은 ING생명 성장열쇠인 '선지급 수당시스템'까지 만들어냈다. 이후 최 소장은 기업가로 나선다. 성장 속도가 더딘 보험 산업 한 켠에 독립된 GA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001년 7월 창업 불모지인 GA업계에서 자본금 5000만원과 14명의 영업조직으로 KFG를 설립한 최 소장은 창업 2년만에 자본금 35억으로 증자, 영업조직 500여명으로 신장시켰다. 대표이사와 경영고문을 거친 최 소장은 GA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보험사로부터 역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다. 2위 생보사 옛 대한생명, 지금의 한화생명이다.

최 소장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한생명 GA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삼성생명 출신의 에이플러스에셋 등 다수의 GA에 대한 설립지원 컨설팅을 했으며 이후 NH농협생명 AM사업부장,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제휴영업실장을 역임했다.

현대라이프 소속 당시에 그는 30여개 대형 GA와 교류를 맺고 업계 최초로 GA 4곳에 수백억원대를 투자해 GA가치 평가와 투자 모델 전형을 만들며 GA를 건전한 투자처로 격상시켰다. 당시 투자받은 GA들은 현대라이프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했으며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같은 투자 모델은 아직까지 다른 보험사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전무후무한 케이스로 파악된다.

최근 최 소장은 사모펀드와 GA 간의 만남을 컨설팅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기업형GA 피플라이프에 투자하기 위해 실사에 나섰던 올 4월 당시 최 소장은 피플라이프 인수합병(M&A) 담당 임원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최 소장은 GA별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가치를 분석하면서 GA에 대한 보험사나 금융사의 직·간접 투자, 사모펀드를 통한 우회투자, 판매자회사 설립에 대한 것까지 아우르게 됐다.

특히 GA산업에 대한 최 소장의 애정과 기대감은 누구보다 크다. 무엇보다 그는 기업공개(상장·IPO)와 인수합병에 도전장을 내는 GA들이 많아지는 것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선 GA의 상장이 기존 주주의 자금회수에 불과하다거나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하지만 최 소장은 많은 GA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최 소장은 "1세대 GA인 에이플러스에셋을 비롯해 법인영업전문인 피플라이프, 프라임에셋, 리치앤코 등은 원한다면 충분히 상장할 수 있는 조건의 GA"라면서 "이들 GA는 기존 코스닥의 허술한 기업보다 훨씬 더 투명한 경영 시스템에 건전한 영업 방식을 영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GA는 크게 △본사직영(기업형) △지사형(연합체형) △1인GA 등으로 구분되는 데 최 소장은 기업형 GA의 경우 어지간한 코스닥 상장사보다 매출, 순이익, 경영관리가 더 잘돼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GA는 4500여개에 달한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보험 시장에서 GA가 차지한 비중은 53%에 달하고 GA 소속 설계사는 32%에 이른다.

최 소장은 "GA는 화려한 구조를 갖춘 거창한 계획과 시스템이 아니라 변하는 보험 시장에 맞춰 영업 발상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 오늘날의 GA 전략"이라면서 "GA는 충분한 재원과 FP 영업자율권, 장기적인 경영자 리더십이 있다면 발전하지 않을 수 없고 FP들과도 함께 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영업조직은 '불량설계사' 문제로 무너지기 십상인데 27년간의 보험업을 통해 축적한 이른바 '먹튀설계사', ‘작성계약(가짜계약)’ 감별법과 사고예방책 컨설팅을 통해 GA 대표들이 안심하고 경영을 할 수 있고, 보험사는 GA를 믿고 상품 판매위탁을 할 수 있도록 보험산업의 청정과 선진화(化)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