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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대책] RG대책 허점 투성이…"실효성 떨어져"

"소형조선소 RG 지원 규모 확대" 금융권 보증기준 완화 우선
중형조선소, 70억원 규모 RG지원 "이제야 내놓은 정책 아쉽다"

김지웅 기자 (jiwo6565@ebn.co.kr)

등록 : 2018-11-22 15:36

▲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화상을 통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데일리안DB
정부가 내놓은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지원정책은 소형조선소에 대해 실질적인 대안이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형조선소들에게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RG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소형 조선사들에 대해 RG 보증 프로그램을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이 소형 조선사들의 RG 발급을 지원해 관공선 및 민영선 등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선령 25년 미만의 청항선(해양쓰레기 수거선) 20척, 항만안내선 3척, 항로표지선 19척 등 관공선과 함께 민영선으로 분류되는 예인선 465척, 여객선 280척, 화물선 437척, 유조선 429척 등 수백척 이상의 노후선박의 교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조선사들은 정부의 RG 규모가 2000억원으로 확대됐음에도 KDB산업은행 등 정부 금융기관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수주 적정성 평가를 통해 RG 발급을 지원한다'는 조건을 감안하면 실제로 선박을 수주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 A조선사 관계자는 "중소사들이 RG 발급을 위해 금융기관을 찾아가면 이들 기관은 그간의 선박 건조실적 등을 살펴보지 않고 부채비율 등 재무상황을 먼저 따져가며 그저 검토하겠다는 얘기만 반복한다"고 토로했다.

B조선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명확한 기준 제시 없이 RG 발급 지연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기관의 보증 기준 완화 등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노후선박을 친환경선박으로 교체하겠다는 정부 대책이 실현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목소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업체당 70억원 이상을 RG 보증 한도로 하는 중형조선사 전용 RG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여전히 중형급 이상 일반 상선을 수주하는 조선소 입장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5만DWT급 중형 탱커는 3600만달러(한화 400억원), 3000TEU급 중소형 컨테이너선은 2655만달러(한화 300억원) 수준에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일반 상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는 RG 발급 지원으로 선가의 최소 40% 수준인 160억원, 120억원 가량의 RG 발급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70억원 이상의 보증 한도로는 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이같은 RG 발급 지원도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데 빨라야 오는 2019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효과가 미미한 보여주기식 정책으로서는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조선 전문가는 "늦기는 했지만 RG 지원 규모를 증액하고 중형조선사에 대해 RG 보증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정부가 RG 없이는 수주가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관공선 등 공공 발주선의 경우 사실상 RG 없이도 수주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