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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축소 반발 금감원에 금융위 "통제 시스템 작동이 '공정'"

금융위 "방만경영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금감원 "퇴로없는 예산 축소, 일방적 요구"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8-12-06 17:16

▲ 금융위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방만경영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금감원은 경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EBN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갈등의 골이 깊다. 국민들의 눈에는 별다른 차이없이 금융당국으로 비춰지지만 금융위가 공무원 조직인데 비해서 금감원은 특수 민간기관이다.

두 기관의 출범시부터 이해관계가 달랐지만 이제까지는 대체로 금감원 수장이 공무원 출신들이어서 갈등이 대외적으로 표출되기 어려웠다.

그런데 금감원에 민간 출신 개혁적인 원장이 들어왔다. 더해서 최근 금융위가 갖고 있는 예산권을 통해 금감원의 인사·조직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갈등이 수면위로 분출됐다.

6일 금융위 고위 임원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방만경영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금감원은 경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위가 예산 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압박과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토로한 데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 3일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융정책·감독기능 분리를 통한 금융위 해체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 금융위 임원은 "지난달 말 금감원이 전달받은 내년 업무 추진비 감축 및 인건비 동결에 대한 지침은 감사원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지적사항"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금감원 감사를 통해 "조직과 인력 운영이 방만하다"고 문제 삼고 개선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직원 직급을 1~6등급으로 나눠 3급 이상에 선임국장·국장·실장·팀장 등 직위를 반영한다. 직급과 직위가 높아지면 연봉이 비례하는 구조다. 감사원은 금감원 직원 중 1~3급 상위 직급이 전체의 45%에 이를 정도로 많다고 진단했다. 비슷비슷한 보직과 역할이 많고 연차가 높다는 이유로 과도한 인건비를 준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상위직급자 비중을 금융공공기관 평균(3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도 감사원 지적사항을 이행할 것을 주문한 상황에서 금융위는 스스로 덩치를 키워온 금감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방만 경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영한 금융위 요구대로 1~3급 비율을 30%로 낮추면 인사 적체 문제가 심화돼 신입 직원은 50대에야 팀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가 명예퇴직과 같은 '퇴로'도 마련해 주지 않고, 예산과 상위직급 축소를 비현실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금융위는 자기가 맡은 이상 자기가 책임지는 '결자해지'를 금감원에 요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안고 있는 문제의 열쇠는 자신들이 쥐고 있는 만큼 문제를 저지른 사람이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추구하고 있는 조직혁신에 대한 논의가 첫발이나마 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각각 금융 정책과 감독을 맡고 있는 양대 기관이다. 현행법상으로는 금융위가 금융 산업 관련 제도와 감독 정책을 총괄하며, 금융기관 검사·감독 업무를 맡은 금감원을 지도·감독하는 구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현행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금감원 노조가 주장하는 금융정책·감독기능 분리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행정권한을 이행하는 금융위를 부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융시장을 향해 쓸 수 있는 금감원 힘의 속성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과 같다"면서 "그 힘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제때 쓰일 수 있는 것은 그 힘을 통제하는 시스템(금융위)이 작동하기 때문이며, 시스템에서 방치된 힘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을 금감원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