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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상 소장의 올댓보험&올댓GA] 대기업 자본과 GA

관리자 기자 (rhea5sun@ebn.co.kr)

등록 : 2018-12-06 17:17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4차 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수혈된 대기업의 투자액이 1조원이 넘었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그랩'에 1088억원을 투자했고 SK는 차량공유업체인 '쏘카'에 918억원을 투입했다.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한 기업은 모두 53곳, 지원한 돈은 지난달 기준 1조원에 달했다.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은 보험판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는 GA에도 투자해왔다. 일부는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으며 일부는 GA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GA 사업에 있어 고군분투 중이다.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과 GA. 이들의 결합은 발전가능성이 높은 상호보완적 관계다. GA는 종합금융판매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 자금력이 절실하고, 대기업은 보험판매 플랫폼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나 협력사의 고객 망을 활용할 수 있어 GA설립과 투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GA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는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 작게는 몇 억원에서 크게는 수백 억원대까지 GA에 수혈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FN스타즈'다. 대형 GA인 FN스타즈는 2008년 1월 미국 사모펀드(PEF) 칼라일로부터 104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칼라일은 "발전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로 한국시장에서의 사모펀드(PEF)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FN스타즈는 우여곡절을 거쳐 MG손해보험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에 인수됐다. 이 케이스는 '100억대 투자금도 중요하지만, GA 경영진과 영업조직의 역량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안겼다. 한화투자증권은 2009년 말 모범GA로 불렸던 '한국재무설계'에 15억원 가량을 투자를 해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비슷한 시기에 언론사 한국경제TV는 한경와우에셋이라는 GA를 설립해 운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SK그룹은 2012년 증권정보 사이트 팍스넷을 인수하고 오케이캐쉬백서비스금융프라자를 설립했다. SK텔레콤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영업을 염두한 행보였다.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43% 지분 보유)을 통해 일치감치 GA에 투자했다. 2005년 현대캐피탈이 미국 GE캐피탈과 공동으로 설립한 자동차 무상수리 보증보험 과 보험판매법인(GA)인 HI네트워크가 그것이다.

TNV라는 GA는 견실한 실적을 인정받아 키움증권에 인수돼 계열사 키움에셋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솔그룹은 한솔파트너스라는 GA를 설립했으나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웅진과 롯데그룹도 GA설립을 준비한 바 있으며, 자금이 풍부하게 흐르던 2000년 중반의 명동에선 사채업자들이 GA 설립에 나서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법적 규제를 떠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봤을 때, 대기업이 GA 사업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많다. 그리고 대기업이 보기에는 보험설계사 출신이나 보험사 임원들이 적은 자본으로 덩치를 키우는 걸 보니 쉽게 보일 수도 있겠다.

카드사는 카드이용 고객대상으로 지금도 보험을 어마어마하게 판매 중이니 GA를 하고 싶을 것 같다. 홈쇼핑사도 매출의 태반이 보험이니 얼마나 GA 사업을 하고 싶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홈쇼핑사들이 경쟁적으로 한때 GA를 설립하기도 했었다. 금융지주사도 산하 GA를 통해 자기 금융 상품을 팔 수 있다면 점포도, 영업조직 구축할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효율적일까.

현대자동차라면 또 어떨까. 현대차 자본으로 설립한 GA를 통해 자동차보험과 관련 보증보험을 팔면 어떨까. 대한항공이 자사 마일리지를 쌓는 고객들한테 텔레마케팅(TM)으로 여행자보험과 기타 상해보험을 파는 건 어떨까.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에 GA들이 입점해서 영업하기도 하는데 백화점 특유의 퀄리티와 품격을 유지하면서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은 시도해보면 어떨까.

웅진 싱크빅이나 학습지 기업들도 자신들이 보유한 활동조직과 고객망을 활용하고 싶을 것도 같다. 대면영업조직이 아니라 비대면으로 GA를 운영한다면 더 쉬워지는 면도 있을 것이다. 고객발굴은 온라인으로, 영업은 TM으로 한다면 더욱 경쟁력이 있는 곳들이 있다. 간편 송금 서비스 핀테크인 '토스'가 그런 발상에서 시작된 것 같은데 카카오까지 이 시장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카카오는 상상만 해도 두려워 진다.

대기업의 GA사업의 실패는 직접 창업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대면 영업조직은 자본과 인력과 브랜드를 가진 대기업이라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견실한 GA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작하면 성공률이 높아질 듯 하다.

다른 하나의 방향은 벤처캐피탈이나 PEF가 먼저 들어가고 이들이 다시 지분을 대기업에 넘기는 방식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GA는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고, 선택대상이 된 GA들은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이다. 어떤 GA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낙점을 받을 수 있을까. 다음 번 글을 통해 알려드리겠다. [공동저자=김남희 EBN 금융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