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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쏠림 P2P금융, 진단서 뗐는데…수술은?

금융위, 부동산PF 공시 강화 골자로 'P2P대출 가이드라인' 발표…'방향성' 주목
디지털금융협 "대출 자산건전성 규제" vs P2P금융협 "국내 여신시장 구조 무시"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8-12-12 14:18

▲ 김성준 렌딧 대표(왼쪽),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오른쪽)ⓒEBN DB, 테라펀딩

P2P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P2P금융협회와 디지털금융협의회가 내년 1월 강화되는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놓고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새 가이드라인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이 골자다. 루프펀딩 사태를 비롯해 P2P금융 시장이 부동산 대출에 집중된 측면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협회는 이 같은 방안 자체보다 규제방향이 어느 쪽을 겨냥하는지 '경향성'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구속력이 없지만 이르면 내년 초 만들어질 P2P법의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용대출 P2P 업체들은 가이드라인을 지렛대 삼아 더 유리하게 법 제정 작업을 이끌어가고자 하고, 부동산대출 P2P 업체들은 '중요한 것은 법제화'라며 가이드라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전략이 읽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 P2P업체 주축의 디지털금융협의회는 지난 11일 새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자마자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업계의 부동산 PF 자산 비중이 제한되는 것처럼 P2P업계도 같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디지털금융협의회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준 렌딧 대표는 "지난달 금감원의 P2P대출 취급실태 점검 결과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현재 P2P금융 시장의 부동산 쏠림 현상과 연체율 폭등 등 자산건전성 문제는 과거 저축은행사태가 연상된다는 의견이 나올만큼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추가 개정을 통해 첫째로 저축은행이나 여전사 등 타금융권과 같이 대출 자산건전성 규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둘째로 전문 금융기관이 P2P금융에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는 부동산 PF에 무리하게 자금을 댔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수하지 못하면서 저축은행들이 대거 영업정지를 당한 일이다. 이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부동산 PF 자산 비중을 20~30%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따라서 김 대표가 말하는 대출 자산건전성 규제는 '부동산 쏠림'을 막기 위해 P2P업도 부동산 대출 한도 규제하자는 것이다. 디지털금융협의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 비중 30%로 제한'하는 내용을 자율규제안 핵심으로 하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의 개정안도 부동산 개발·공급 사업 투자에 대해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만들어지는 P2P법이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할 경우 부동산 P2P업체들은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력 영업자산을 줄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P2P업체들로 구성된 한국P2P금융협회는 '본게임'인 법제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P2P금융협회측은 "지금은 가이드라인이 중요한 게 아니며,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법제화 전 임시 대응책인 만큼 내년 초에 법제화가 될 수 있도록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도 공시 부분 강화하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은 크게 바뀐 것이 없다. 공시 강화는 협회에서도 이미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던 부분이라 회원사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P2P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는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저축은행 사태를 근거로 P2P업을 도매금으로 함께 규제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양 대표는 "은행은 자산비중을 규제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전체 여신시장 자체가 부동산쏠림현상이 있는 상황에서 P2P도 부동산에 쏠려있다고 (저축은행과)같이 볼 것은 아니다"라며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전체 여신시장 구조를 다 뜯어고쳐야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예금보험공사 집계에 따르면 2009년 8월 이후 영업정지된 28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19조5000억원 중 PF 채권은 11조5000억원, 여기서 실제 회수 가능한 담보 가치는 3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138개 사업장은 토지 매입이 끝나지 않은 단계에서 부실이 발생했고, 212개는 도시관리계획도 받지 못한 채 사업이 중단됐다. 실제 가치에 비해 과다대출한 것이다.

그러나 테라펀딩의 경우 올해 10월 누적대출액 5000억원 돌파하는 동안 부실률 0%를 유지해 왔다.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체 인력 약 90여명 중 대출 심사와 사업 관리를 위한 인력 수만 40여명 수준이다. 국내 여신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 CJ건설 등 국내 유수 건설사 출신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사업 관리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규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형평성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테라펀딩과 같이 건실하게 운영하는 부동산 P2P업체들의 위축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P2P금융협회는 금융당국에 적절한 규제안과 업계 고충과 관련해 지속적인 의견개진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지털금융협의회는 BC카드 등 제도권 금융사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는 '펀다'를 새 회원사로 맞이하는 등 세불리기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한편 신용대출과 부동산대출 업체들 모두 금융기관(기관투자자)의 P2P 투자 허용에 대해선 적극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김 대표는 "전문 금융기관이 투자자로 참여하면 P2P금융기업 내부의 건전성을 전문적으로 감사해 산업의 내부 통제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제일 좋은 것은 기관들이 대출채권을 풀링(Pooling)해 놓은 것에 들어가면 개인들의 고객경험도 나빠지지 않고, 요구수익률 또한 개인들보다 더 낮아 중금리대출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