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 "법∙제도 플랫폼, 시대 흐름 맞춰야"

송고 2018.12.27 11:00 | 수정 2018.12.27 09:06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방의 폭' 넓히고 '융합의 문턱' 낮춰야

"성장과 분배는 대립하는 이슈 아니라 둘 다 달성해야 할 목표"

"2019년은 '변화의 추동력'을 높여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기적 논란에서 벗어나 중장기 추세로 관심을 전환하는 일부터 시작해 미래 성장을 위한 '용기있는 변화의 걸음'을 차근차근 내딛으면 좋겠다."

27일 박용만 대한·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18년을 "우리경제에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공존공영의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좋지 않고, 저성장과 양극화 등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고 중장기 하향세를 바꿀만한 물꼬를 트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라는게 박 회장의 진단이다.

박 회장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대부분 나와 있다"면서 "폐쇄적 규제환경, 낮은 생산성, 미흡한 사회 안전망에 대한 해법을 실행에 옮겨 미래성장의 원천과 국민 삶의 질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부터 시대 흐름에 맞게 능동적인 변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늘리는 기존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남보다 먼저 창출하려면 개방의 폭은 넓히고 융합의 문턱은 낮춰야 한다"면서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을 구축하고 선진 기업문화 풍토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는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우리 기업들을 둘러싼 '법∙제도 같은 플랫폼(platform)'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 나가야 한다는 것.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배경에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방향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와 시장생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규제를 포함한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 기업들이 경제·사회적 효용을 창출하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안전망 강화'도 반드시 필요한 국가 과제라는 인식이다.

박 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탈락 위험'을 개인 책임으로만 맡겨 둔다면 경제 전반의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혁신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전직과 실직 지원, 소외 계층 배려를 강화해 '경제의 포용성'을 살려가되, 그 운영에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늘리기 보다는 수혜자들에게 직접적 분배 효과를 주는 정책이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장이냐 분배냐'하는 이분법적 담론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성장과 분배는 서로 대립하는 이슈가 아니라 둘 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풀어야 할 문제가 명확하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경제 주체들이 마음을 모아 올바른 선택을 내리고 선택된 대안을 서둘러 실행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구조적 현안들의 실질적 변화가 이뤄지는 한 해"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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