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9년 03월 22일 17:32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은행, 동산대출 활성화 '게걸음'…기업은행만 '성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4곳 합쳐 730억…기업은행은 혼자서만 2000억 달성
"기업은행과 중기대출 비교는 무리…실적 강요,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1-11 16:11

▲ 동산담보대출 취약점인 담보 훼손, 도난 등 사후관리 문제를 IoT 기기 부착을 통해 관리하는 '스마트 동산담보대출' 방안으로 어느 정도 해소해 줬지만, 은행권의 관련 대출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연합

정부와 금융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담보 부족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벤처·중소기업의 금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IoT 기술 접목 등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은행권에 동산담보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8개월이 넘게 지나도록 은행권 활성화는 여전히 더딘 모양새다.

동산담보대출 취약점인 담보 훼손, 도난 등 사후관리 문제를 IoT 기기 부착을 통해 관리하는 '스마트 동산담보대출' 방안으로 어느 정도 해소해 줬지만, 은행권의 관련 대출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의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취급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스마트 동산담보대출 실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730억원에 그친다.

이들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은 IBK기업은행 한 곳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동산담보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 당국의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8월 은행연합회의 가이드라인까지 나온 상황이지만, 은행권에 관련 상품 출시나 사후관리 시스템만 겨우 마련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사후관리 시스템은 물론 관련 대출 상품도 출시하지 않은 은행도 일부 존재한다. 심지어 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참여할 엄두도 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일임에도 은행들은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스마트 단말기 활용에도 담보 관리에 대한 위험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과거보다 보완된 점은 있지만, 스마트 단말기를 사용해도 동산 담보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관리가 여전히 어려운 품목들이 많다는 게 시중은행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자금 회수의 어려움도 활성화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계나 기구 등 담보는 대출 부실로 은행이 추심에 들어가도 대출 당시 책정한 담보평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처분될 가능성이 커 스마트 단말기 사용과 무관하게 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도 결국 중소기업 대출인데, 이 실적을 기업은행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일반 은행들도 관련 대출을 많이 늘리면 좋겠지만, 실적을 중소기업 대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냐 나서지 않느냐는 잣대로 사용한다면, 은행의 부담을 주고 결국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텐데 신중하게 시작하는 게 더 낫지 않냐"며 반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아직 기업 대출에도 진입하지 못했는데 중기 대출, 특히 동산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특례법 시행에 따라 오는 17일 이후부터 기업 대출을 시작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출시를 목표로 비대면 기업 대출 상품을 기획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생활자금을 대출하는 개인사업자(소호)용 상품을 내놓은 뒤 보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운용 중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구축한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기업 수신거래를 위한 펌뱅킹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ICT 기업이 주도하는 것과 스마트 단말기를 이용한 동산담보대출은 관련이 없다"면서 "오히려 감정평가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기존 은행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 영업(대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장 실사 같은 여신 심사인데 비대면 기술로는 한계가 있어 현재까지는 인터넷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출시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