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위, 조양호 연임반대 '다지기(?)'

송고 2019.01.29 11:09 | 수정 2019.01.29 11:13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29일 긴급회의 개최…'적극적 주주권 행사 반대' 결과 뒤집기 위한 포석 분석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신중 입장 '우세'…복지부 "주주권 행사 재논의 안해"

국민연금공단 외부 전경 모습.ⓒ데일리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가 29일 오후 예정에 없던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 의견이 몰렸던 1차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전 포석 차원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산하 수탁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행사 여부와 관련해 기금위에서 수탁위에 요구한 사안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라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 방침 등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세부사안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3일 열렸던 1차 회의에서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해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수탁위 위원들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에 대해 9명 중 7명이, 한진칼의 경우는 5명이 각각 반대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회의가 개최되는 시점과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지난 1차 회의(23일)가 끝난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열리는 '긴급회의' 성격이 강한 만큼 사실상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 반대'에 다수의견이 모였던 1차 결과를 뒤집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활용을 적극 주문한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공정경제 추진 전략회의에서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결과 자체가 뒤집히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미 지난 1차 회의에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 우세했던 데다 복지부 역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해 재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복지부는 전날 이번 2차 회의에 대해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여부 및 행사범위'는 2차 회의 안건이 아니며, 재논의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금위는 내달 1일 오전 8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어 수탁자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여부 및 행사범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사모펀드 KCGI는 전날(28일) 한진칼과 한진의 주주명부 열람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KCGI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한 후 지난 21일에는 사실상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 요구를 담은 공개 제안서를 보내는 등 한진일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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