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호황 시기, 현금성자산 '장전'
SK하이닉스 8조, 삼성 100조 이상
메모리 하락세 R&D/M&A 등으로 돌파 의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역대급 반도체 불황을 겪고 있다.
다만 양사는 R&D와 M&A 등을 통해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이른바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다. 넉넉한 현금 보유량으로 한번 더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기반으로 선제적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디램과 낸드 신규 증설 투자는 올 하반기 이후 본격 실행에 옮기며 우선 공정전환 투자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04조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나 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까지 인공지능(AI), 5G, 반도체를 위주로 한 전장(電裝)사업,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해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 메모리 반도체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삼성전자는 공식 부인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NXP 인수 루머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였으나 삼성전자의 풍부한 현금 보유 규모와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의지를 감안 시 NXP가 아니더라도 대규모 M&A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8조3690억원에 달한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조원 대에 불과했던 수준에서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20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경기도 용인을 선정했다. 또 기존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도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천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는 약 10년간 20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청주에는 지난해부터 가동중인 M15의 생산능력확대를 포함해 약 10년간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에 대한 투자를 먼저 단행하고 신규 팹 투자는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황 변화에 따라 투자 규모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세계 팹 장비 시장 수요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되며 내년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장비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 팹 장비 투자액은 메모리 분야의 침체로 인해 전년 대비 14% 감소한 5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내년에는 27% 상승한 670억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년 동안 메모리 분야는 전체 장비 투자액의 약 55%를 점유해왔다. 올해는 45%로 하락한 뒤 내년 55%대의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하반기에는 D램과 낸드(3D 낸드)의 수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메모리 분야의 장비 투자액이 1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메모리 분야의 장비 투자액은 2018년 하반기에 비해 36%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35% 반등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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