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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금융 일자리…'핀테크'가 해법(?)

비대면거래 확대·효율성 악화 등으로 지점·카드모집인·보험설계사 감축 지속
핀테크 접목 금융혁신서비스 확장 등 규제완화·금융업 부가가치 창출 강조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3-13 17:02

▲ ⓒBNK금융경영연구소

[금융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3개월래 최대 규모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취업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은행 뿐 아니라 카드, 보험업계에서도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직원들의 감축이 지속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정부는 핀테크산업을 새로운 금융 일자리로 인식하고 규제완화 등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3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8월 3000명 늘어나며 마이너스를 면한 취업자 증가세는 올해 1월에도 1만9000명에 그쳤다. 하지만 2월 들어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23만7000명 늘어나며 지난해 1월(33만4000명)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많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업계의 경우 지난달 취업자가 3만8000명 줄어들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급감한 은행권을 중심으로 카드, 보험업계에서도 영업점 및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영업직원들의 축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직원수는 지난 2016년 9월말 6만5641명에서 지난해 9월말 5만9787명으로 8.91%(5854명) 감소하며 6만명선 아래로 떨어졌다.

2만명이 넘었던 국민은행 직원은 1만7629명으로 줄었으며 신한은행(1만3986명)은 587명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1만3218명)은 1709명, 우리은행(1만5601명)도 647명 줄었다.

같은 기간 금융사들은 직원 감축과 함께 지점을 2715개나 줄이며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이 수년째 추진 중인 디지털 강화에 따른 비대면거래 확대로 인력구조도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특히 지점 통폐합 확산으로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채널 확대 등 시장환경 변화와 함께 각 은행들의 내부적 인사적체 해소를 목적으로 단행하는 희망퇴직도 매년 수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은행권 직원 감소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드사의 주요 영업채널 역할을 해왔던 대출모집인 역시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만2872명이던 전업계 7개 카드사 신용카드 모집인은 2017년 1만6658명, 2018년 1만2607명, 올해 1월말에는 1만2534명으로 3년간 45.2% 급감했다.

카드사들이 모집인 감축에 나선 가운데 하나카드는 정부가 연간 80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를 결정하자 업계 최초로 카드모집인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집인이 신용카드 한 장을 유치할 때마다 10만~15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하나카드가 '제로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은행계 카드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 역시 핀테크 수준을 향상시키면서 비대면채널을 통한 고객 유치가 용이해졌다.

현대카드는 앱 하나로 카드 신청이 가능한 '신용카드 실시간 발급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앱에서는 본인 확인을 위한 상담원 연결과 전화심사를 디지털화해 카드신청 후 1분 내에 발급이 가능하다.

올해도 실적 악화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며 카드모집인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원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장은 "카드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설계사들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다가 이제는 이들을 토사구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은행, 카드와 함께 보험업계도 성장세 둔화와 정부의 정책변화 등으로 인해 보험설계사 구조조정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보험사들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며 오는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외국계 보험사가 한국 시장에서 물러난 것도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2~3년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뉴욕생명 등이 매각됐고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오렌지라이프도 통합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한데 이어 국민연금도 직장가입자 전환을 추진하면서 보험사들은 특수고용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감축을 고민 중이다.

정부의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따를 경우 보험사들은 연간 640억원 이상의 비용부담이 예상되는데 이와 같은 부담을 줄이려면 보험설계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문제로 업계 구조조정 바람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나고 경영변수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긴축경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픽사베이

금융정책 당국은 금융권 업종 전반의 일자리 축소에 대응해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금융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성장동력을 만들고 시장에 활력을 높여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나게 한다는 복안이다.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창출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진입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비바리퍼블리카 등 5개 핀테크 기업을 2차 지정대리인으로 지정했다.

지정대리인 자격을 취득한 이들 핀테크 기업은 최대 2년간 대출심사, 카드발급 등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위탁받아 새로운 서비스에 나서며 충분한 효과가 검증되면 해당 서비스를 금융회사에 매각하거나 직접 금융회사 인가를 신청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선 지난달 26일 금융위는 은행권 공동 금융결제시스템 혁신안을 발표하고 기존 소형 핀테크 기업에 한해 허용됐던 은행권 공동 금융결제시스템을 모든 핀테크 기업 및 16개 일반은행, 2개 인터넷전문은행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기존 건당 수준이던 지급결제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 아래 은행권과 수수료 조정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판단한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핀테크 기업을 비롯한 혁신기업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핀테크 기업들이 시도하는 혁신적인 서비스 중에는 흥미롭고 기대해볼 수 있는 서비스들이 상당히 많다"며 "지난해 1차 지정대리인 지정 기업으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기업 중에는 다른 금융회사와의 계약 체결에도 성공하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와 같은 기업들의 성장이 혁신금융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내놓은 것은 핀테크 기업과 이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그동안 이자이익이나 수수료이익에 치중하던 금융회사들도 이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