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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까톡] 금감원 명예퇴직 필요한 이유

  • 송고 2019.03.19 15:25 | 수정 2019.03.20 08:21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금융산업이 금감원과 함께 성장,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이 본업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금감원의 고민거리가 단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예퇴직을 통한 가치지기를 하면 추후 신입직원 채용 확대도 이끌 것으로 보여집니다.ⓒEBN

금융산업이 금감원과 함께 성장,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이 본업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금감원의 고민거리가 단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예퇴직을 통한 가치지기를 하면 추후 신입직원 채용 확대도 이끌 것으로 보여집니다.ⓒEBN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미보임 직원 약 38명이 금감원 바로 옆 하나금융투자 건물에 입주했습니다. 지난 1월 대규모 인사이동에 따라 직위를 내려놓고 물러난 국실장급 부서장(29명)을 포함한 직원들이지요. 이들 미보임 직원들은 금융교육, 현장점검 지원업무, 연구위원 등 후선업무로 빠졌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약 100명 수준으로 추산되면서 전직원(2000명)의 5%에 육박한 상태입니다.

보직은 없지만 정년이 남아있는 만큼 이들에겐 업무가 주어집니다. 금융교육 강사, 연구위원과 같은 일입니다. 명예퇴직 등 제도가 없는 만큼 이들을 내보낼 수는 없고, 일은 맡겨야 해서 내놓은 자구책이죠. 금감원은 미보임 직원들에 대한 활용도를 키우라는 감사원의 지적을 고려해 올해부터는 이들 직원의 전문성을 살려 분쟁조정, 핀테크, 검사 자문 등의 업무를 제공했습니다. 금감원이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하지 않기 위한 방안입니다.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수년전만해도 이들 직원은 보직을 내려놓고 내부 자문 및 금융교육 등 후선업무를 하다가 금융회사에 재취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불거진 관피아 논란 탓에 퇴직 후 3년간 금융사 재취업이 차단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졌지요. 일은 그만둘 수 없으니 후선업무라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증권감독원, 은행감독원, 보험감독원을 통합해 설립된 금감원의 직원들은 자기 전공분야를 최소 20년은 갈고 닦은 전문가입니다. 우리 경제 고도 성장기에 압축된 금융 노하우를 보유한 이들은 '일이 곧 삶의 의미'인 시대를 살아왔지요. 금융 산업과 농도 깊은 시간을 보내왔을 겁니다.

이런 전문가들이 특정시점부터는 하던 일에서 전적으로 배제 되는 게 금감원의 생리입니다. 이들이 후선 업무 지원에만 역량을 쏟는다는 게 국가적 인적자원 낭비의 단적인 예 아닐까요.

그래서 금감원 직원들의 명예퇴직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새로운 물길을 트려는 데에 방점을 둔 명예퇴직입니다. 이것은 금감원 조직 내부의 역동성과 새로운 에너지 유입의 문제이기도 하면서, 금융 산업 발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금융증권부 김남희 기자ⓒEBN

금융증권부 김남희 기자ⓒEBN

마치 온전한 과실(금융감독인력 활용 효익)을 얻기 위해 가지치기가 필요한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가지가 뒤엉켜 있거나 과실이 너무 많이 매달렸을 때에는 뿌리(금감원 시스템)로부터 영양분(본업 철학 및 전문성)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금감원이라는 조직이 통풍도 잘되고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는 과실일 때 금융산업은 금감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금감원으로부터는 뼈아픈 충고를 들을 수가 없고, 유의미한 피드백도 많지 않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이는 금감원 내부 집안부터가 복잡하고 외풍에 시달리기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산업이 금감원과 함께 성장,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이 본업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금감원의 고민거리가 단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예퇴직을 통한 가치지기를 하면 추후 신입직원 채용 확대도 이끌 것으로 보여집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명예퇴직에 대해서도 "(청년) 채용 여력이 생기고, 조직의 인력 순환이 이뤄져 역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단순히 명예퇴직금에 대한 비용 문제로 국한시키기보다, 금융전문가들이 민간(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구조조정, 퇴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잦은 구조조정으로 유휴 인력을 찾아볼 수 없는 메리츠금융에서는 금융권의 희망퇴직을 '직원에게나, 기업에게나 새로운 체질개선과 잡 체인징에 나설 수 있는 기회'라고 정의합니다.

금감원처럼 인사적체 및 유휴 인력 문제를 안고 있는 KDB산업은행도 직원들이 조직 고령화를 막기 위해 상시명예퇴직 및 퇴직위로금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금융사 명예퇴직 확대를 통한 신규채용 확대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지요. 세대교체는 금융사에만 국한된 화두가 아닐 것입니다.

관건은 결국 돈(명예퇴직금)인데, 금융회사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금감원의 예산 성격상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의 결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정부 부처가 금감원에 새로운 산소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불확실성의 금융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금융인들이 성장해 오면서 쌓아온 모든 것들에 의문부호를 찍어야 하는 때입니다. 적당한 가지치기를 실행하고, 미래지향적인 차세대 인력을 초대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요즘입니다. 과거와는 작별을 해야,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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