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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고기벅어' 김근형, "잃지 않는 투자 해야"

개미 투자자 10여년 간의 경험 '주식투자 생존기'로 풀어내
'가치투자' 제안…"전업투자자 전향,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9-03-22 16:49

▲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대박'을 꿈꾼다. 개미(개인투자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픽사베이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대박'을 꿈꾼다. 개미(개인투자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개미들에게 대박은 그저 꿈일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개인투자자 중 90% 이상이 돈을 잃는다"는 말에 투자를 해 봤다는 이들이 더 공감한다.

인터넷상에서 '불고기벅어'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김근형씨는 "잃지 않는 투자"를 강조한다. 지난 10여년간 '개미'로 살아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김씨에게 10여년은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갔던 시간이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주식과 악전고투(惡戰苦鬪·어려운 싸움과 괴로운 다툼) 중이다.

"주식투자는 수능처럼 1년에 한 번 또는 월드컵처럼 4년에 한 번은 꼭 기회가 오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기회가 정확히 언제 올지 모른다는 거죠. 그래서 그 기회가 올 때까지 무조건 주식 판에서 버텨내야 하기에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 주식투자에서는 가장 중요합니다."

김씨에게 '잃지 않는 투자' 방법은 '가치투자'의 실천이다. '가치투자'란, 말 그대로 해당 기업의 현재 상황보다는 내재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가치투자라는 방식이 회사의 사업 내용부터 재무제표 전반을 샅샅이 분석하고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주식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투자 성공비결로 유명하다.

▲ '불고기벅어' 김근형 씨 저서 ≪나의 주식투자 생존기≫.(작가의 요청으로 얼굴을 밝히지 않음을 양해해주시기바랍니다.)ⓒ갈라북스

그는 가치투자가 다른 투자법보다 '안전'하다는데 방점을 찍는다. 오래가는 투자의 길을 여기서 찾은 것이다. "가치투자로 투자에 임한다면 백전백승까지는 몰라도 투자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어느 정도는 높지 않을까 싶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저는 주식으로 '대박'을 낸 사람이 결코 아닌 데다 오히려 지난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숱한 실패를 경험했다"는 그는 최근 10년간의 주식투자 이야기를 담은 ≪나의 주식투자 생존기≫를 출간했다. 주식투자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동병상련의 위로가 돼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책 제목이 눈에 띈다. 나의 주식투자 '성공기'가 아니라 '생존기'다.
▲일단 제목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님의 저서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따온 것이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성공하지 못해서 성공기 대신 생존기라는 제목을 지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제목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 성공하지 않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가치투자'를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가치투자'로 성공할 수 있나.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자주 찾는 '가치투자연구소'라는 가치투자 카페에만 가도 실제로 가치투자로 성공한 회원님들이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만약 3년 전에 삼성전자나 LG생활건강, 엔씨소프트와 같은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주식을 산 다음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최소 2~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 자명하다.

-개인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까.
▲장기 투자를 잘하는 방법과 매도를 잘하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동일하다고 본다. 바로 한 종목에 투자 비중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라는 주식 격언이 있는데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도 결국은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에 올인하게 되니 그 만큼 더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종목에 투자 비중이 높으면 자꾸 관심이 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주가의 작은 오르내림에도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장기 투자를 잘하는 방법은 관심을 덜 가지면 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최소화 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매도(손절매 포함)를 하는 것도 보다 쉬워진다. 결론은 분산 투자하라는 말이다.

-김근형씨가 지향하는 투자관과 일치한다고 이해하면 되나.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는 '운칠기삼(어떤 큰 일을 할때 운이 70%이고 자기 실력이 30%라는 뜻)'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니 어쩌면 운구기일 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기술적이든 기본적이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던지 간에 소수의 누군가는 꼭 수익을 낸다. 하물며 확률상 제로에 가깝다는 로또 1등 당첨자도 지난 십 수 년 동안 일주일에 몇 명씩은 꼬박 배출 되고 있는데 주식에서 없을리가 만무하다. 그래서 잃지 않는 투자가 중요한 것이다.

-올해 국내 증시는 어떤 흐름으로 보고있나.
▲작년 말에 2019년 증시를 '상고하저'로 예상했는데, 코스피 지수가 1월 2일 2010에서 현재 2200 가까이 올랐으니 일단 '상중'을 향해 열심히 가고는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하반기에 대한 입장이 좀 바뀐 것이 현재 미·중 무역 전쟁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인데다가 또 2020년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어떻게든 그때까지는 미국 증시를 최소 지금 정도로는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하반기에도 증시가 아주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업종이나 기업을 추천한다면.
▲기업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요 몇 년 동안 거의 죽었다 살아나다 시피한 조선업이 괜찮아 보인다. 내가 '조선성애자(?)'인 이유도 있겠지만 작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LNG 가스 수요 증가로 인해 LNG선에 대한 발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조선 빅3(현대·대우·삼성)가 LNG선을 많이 수주하기도 했고, 그 덕분인지 '신조선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신흥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망하다고 보는 시장은 어디인가.
▲베트남과 인도를 좋게 보고 있다. 향후 중국 포지션을 대체할 수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두 나라 다 증시가 많이 오른 상태라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해당 국가의 유망 종목을 묻는다면 무조건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업투자자로 나서고 싶어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바란다. 전업투자를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직장을 때려 치고 싶은 건지. 개인적으로 사람은 직업이 최소 두 가지는 돼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직업을 하나만 갖기에는 이 세상에는 직업의 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투자는 충분히 병행할 수 있지만 전업투자를 하면서는 직장을 다닐 수는 없다. 둘 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는지는 말씀을 안드려도 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