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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금융살롱] 골목식당과 치매보험

  • 송고 2019.03.29 20:38 | 수정 2019.03.29 22:51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골목식당과 치매보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인간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만든 공감형 성장드라마가 될지, 대박을 쫓다 취지를 못 살린 용두사미 사라질지가 궁금하다. 보험은 팔면 끝, 돈만 벌면 역할을 다한 것인가. 게다가 치매보험이 갖고 있는 민원·분쟁 개연성(가입할 때 설명한 것과 달리 보험금 지급 문턱이 높은 경우)은 사회적 갈등 해소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막장으로 치닫지 않고 품격을 유지하려면 제작진과 보험사 경영진이 남겨진 숙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BN

골목식당과 치매보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인간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만든 공감형 성장드라마가 될지, 대박을 쫓다 취지를 못 살린 용두사미 사라질지가 궁금하다. 보험은 팔면 끝, 돈만 벌면 역할을 다한 것인가. 게다가 치매보험이 갖고 있는 민원·분쟁 개연성(가입할 때 설명한 것과 달리 보험금 지급 문턱이 높은 경우)은 사회적 갈등 해소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막장으로 치닫지 않고 품격을 유지하려면 제작진과 보험사 경영진이 남겨진 숙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BN


SBS TV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뜬 이유는 요식업 현실을 흥미롭게 보여줘서만이 아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요리 레시피는 물론, 장사 노하우까지 시청자들과 공유하면서 공감을 샀다.

준비와 열정 없이 식당하면 십중팔구 망한다는 인식을 갖게 하면서 요식업자들에겐 직업에 대한 장인정신을, 시청자들에겐 진정성 있는 맛집을 알렸다. 덕분에 국정감사장에 까지 초대를 받은 백 대표는 ‘먹는 장사’에 대한 실상 털어 놓는다. 한 예능 프로그램이 정책 입안자에 까지 영향을 준 셈이다. 그만큼 컨텐츠의 위력은 크다.

그러나 골목식당은 인기 정점에서 '악의적 편집으로 시청률 끌어올리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사 의지가 없어보였던 홍탁집 아들, 청파동 피자집, 고로케집을 ‘국민 욕받이’로 전락시켜서다.

미디어에서는 “골목식당은 백 대표를 우상화하고 일반인 출연자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처럼 프레임을 짜고 있다”고 비판했다. 골목식당의 요식업에 대한 인식과 자세를 바꿔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가 훼손됐다는 질타도 나왔다. 최근엔 자극적인 연출을 줄이고 골목 상권 복원이라는 초심을 다잡은 모습이다.

보험업계도 ‘막장 드라마’와 같은 영업행위가 목격되면서 금융당국 우려를 샀다. 알다시피 치매보험이다. 치매란 단어가 주는 불길함을 상쇄하듯, 거액의 보험금은 일반 소비자의 마음에 ‘위안’처럼 느껴졌을까. 경증치매 진단에도 거액의 보험금을 보장한다는 특판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보험사를 향해 금융당국이 수위 조절을 요청한 이유다.

금감원은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 해당 상품의 약관을 점검키로 했다. 보험을 팔 때 약속했던 보험금 액수가 현실성 있는 규모인지 판단하고 민원과 분쟁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치매보험은 고령화 사회가 된 2000년 초반에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치매국가책임제도가 시행되면서 대중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부터 효도보험 콘셉트를 띠면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치매보험은 부모를 걱정하는 자식,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었다. 특히 치매환자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 치매보험 판매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치매는 투병 기간이 긴 만큼 의료비와 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크다. 기자의 관점에서 치매보험 가입 열기에서는 최소한의 인간성만큼은 지키며 죽고 싶다는 존엄성에 대한 갈망이 느껴졌다. 최근 3~4개월간 치매보험 가입자는 약 1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치매보험 마케팅의 본산인 메리츠화재에서 지난해 11월 가벼운 치매에도 진단금 3000만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해 단번에 3만명(추산)의 가입자를 모았다.

김남희 금융증권부 기자ⓒEBN

김남희 금융증권부 기자ⓒEBN

보험업계는 ‘막장드라마’처럼 높은 전염성을 가진 곳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다른 손해보험사도 일제히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해 치아보험 시장에서 대격전을 치렀다. 막장드라마 묘미처럼 이들 보험사는 욕하면서도 서로에게 지기 싫어 경쟁에 기꺼이 참여한다.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을 경쟁사에 내주기는 너무나 싫어서다. 말그대로 경쟁사를 욕하면서 같이 판매하는 양상이랄까.

골목식당이 ‘국민 욕받이’를 등장시킨 것이나, 보험사들이 ‘보험금 규모를 강조하며 치매보험을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자극을 통해 폭발력을 가지려고 했던 면에서 유사하다고 보는 이유다. 특히나 한국인은 정서적 자극에 일희일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쯤에서 골목식당과 치매보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인간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만든 공감형 성장드라마가 될지, 대박을 쫓다 취지를 못 살린 용두사미 사라질 지가 궁금하다. 보험은 팔면 끝, 돈만 벌면 역할을 다한 것인가.

게다가 치매보험이 갖고 있는 민원·분쟁 개연성(가입할 때 설명한 것과 달리 보험금 지급 문턱이 높은 경우)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제작진과 보험사 경영진이 주어진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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