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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회생 가능할까?

STR 검사 결과 미국 임상·한국 시판제품 동일한 신장세포 사용 확인
최악의 상황 면했지만 식약처 추후 조사 결과 '허가취소' 가능성 여전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등록 : 2019-04-15 14:50

▲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가운데) 대표와 임원들이 인보사케이주의 유통 및 판매 중지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EBN
코오롱의 20년 바이오 역량이 집약된 '인보사'의 운명에 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취소부터 품목 변경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되는 가운데 환자단체의 배상 요구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는 2액인 형질전환세포(TC)의 STR(Short Tandem Repeat) 시험결과 비임상단계부터 상업화 제품에 이르기까지 293유래세포(신장세포)가 계속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 제품과 한국에서 출시된 인보사 제품에 동일한 293유래세포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미국에서 확인된 293세포가 국내 제품에서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모든 개발 과정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 허가 취소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에 사용된 형질전환세포는 2004년 최초로 생산한 이후 비임상, 임상1~3상, 시생산, 상업생산까지 모두 하나의 일관된 세포은행으로부터 생산됐다는 점을 입증해 한시름 놓게 됐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를 3대 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치료제이다.

하지만 최근 CMO 검증차원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세포 특성 추가 분석을 위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STR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인보사에 사용된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293유래세포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15년 넘도록 제품에 어떤 물질이 사용됐는지 몰랐다는 점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293세포는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세포로 일반적으로 질병 치료약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보사는 2017년 식약처로부터 국내 판매 허가를 받고 시장에 출시했다.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 동안 인보사의 투약은 3500여건에 달한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어떤 세포주로 유래됐던간에 종양원성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미국 임상1상 IND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를 권고했다"며 "형질전환세포 출고 전 방사선량을 늘려 조사하고, 관찰일을 44일까지 늘려 세포사멸여부를 관찰해 적합으로 판정된 제품만 출고했다"고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STR 조사 결과가 밝혀지면서 한 고비는 넘긴 코오롱생명과학이지만 식약처가 강력한 추가조사 계획을 밝히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에 적시된 내용물을 변경하는 품목변경 처분으로 인보사 판매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는 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는 연골세포로 판단되나 현재 시판중인 제품(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 및 이유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등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이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 인보사케이주의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최초 개발단계부터 신장세포였는지 여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대로 처음부터 신장세포가 사용됐는지 사실여부 및 세포사멸 확인 등 자체 시험검사도 계획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식약처 자체 시험검사 결과, 미국 현지실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단체에서도 이번 인보사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은 "회사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단정하기 힘들다"며 "코오롱이 고의 여부를 떠나 식약처에 잘못된 자료를 제출해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보사를 구입해 사용한 환자들에게 경제적 배상 관련해 불필요한 집단 소송을 거치는 불편을 겪게 해서 안된다"며 "코오롱이 자발적으로 경제적 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환자단체는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 지원이 많았던 점을 들어 2액 세포가 바뀐 것을 코오롱과 식약처가 처음부터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감사원에서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례없는 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며 "인보사 판매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