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부동산 대책에도 고점 찍고 떨어지지 않는 집값
전문가 "규제완화 여론 만들기 위한 술수 아니냐" 비판
최근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값 급락설'이 고개를 들었다. 9.13대책이 촉발한 부동산 거래 절벽에다 강남 대장주 급매까지 속출해 일반 아파트값도 위태롭다는 얘기다.
하지만 급락설의 근거로 제시된 강남의 대표 재건축단지인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6단지 집값은 최근 2년 새 되레 2억~3억6000만원 뛴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10여차례 이어진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급락은 커녕 큰 폭으로 우상향한 것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76㎡ 평형의 지난달 평균 실거래가는 15억4300만원으로 지난 2017년 5월 대비 3억59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최근 일부 재건축단지 가격이 1억~2억원 떨어지자 '서울 아파트 급락설'이 등장했다.
급락설은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6단지의 최근 거래가격을 비교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대비 이달 시세가 2억원 가량 급락했고, 이같은 하락세가 일반 아파트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요지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최고점에 오른 값(거품)에다 조정된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서 빚어진 '통계 착시'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월별 평균 실거래가를 보면 은마아파트 76㎡ 평형의 경우 지난해 7월 15억원에서 9월 18억1000만원까지 갑자기 뛰었다가 10월 17억5000만원, 11월 16억원, 올해 3월 15억4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급등 전 수준보다 비싸다.
지난달 실거래가인 15억원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시점인 지난 2017년 5월 같은 평형대가 11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사이 21%나 오른 가격이다.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단지 53㎡ 평형의 평균 실거래가는 지난 2017년 5월 9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11억50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9월에는 15억원까지 훌쩍 뛰었다. 이후 차츰 떨어지면서 기록한 지난달 기준 평균 실거래가인 11억8000만원은 현 정부 출범 이래 22%나 오른 값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기 급등했던 시점과 비교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지방과 달리 서울은 아직 가격이 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단기간에 급등한 서울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도 급락설이니 주택시장 위기니 주장하는 건 규제완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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