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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처벌, 암호화폐 사기에 '경종' 울릴까

정의 규정 안 된 암호화폐, 법적 미비로 피해 방지 한계
최근 2년간 암호화폐 사기 검거 265명 중 구속 38명뿐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등록 : 2019-05-03 17:02

▲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 모형.ⓒEBN

돈스코이호의 경영진들이 실형 선고를 받은 가운데 이번 판결이 암호화폐 사기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암호화폐 사기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미비로 제때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실형 선고를 담은 법원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그룹의 돈스코이호 관계자들은 베트남에서 도피생활 중인 류승진씨를 제외한 전원이 실형을 살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최연미 부장판사는 1일 사기 혐의로 구속된 신일그룹 부회장 김모씨(52)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이사 허모씨(58)도 같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돈스코이호의 인양 작업을 전담했던 진모씨(68)는 징역 1년 6개월, 신일그룹 전 대표 류상미씨(49)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일그룹은 지난해 7월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해역에서 발견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 가짜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를 발행해 나눠주고 피해자 수천명에게 89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아 물의를 일으켰다. '신일골드코인은 150조원 울릉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담보로 보장되는 세계 최초의 가상(암호)화폐'라고 홍보하면서 투자자를 모았다.

업계에서는 소위 보물선 투자와 같은 암호화폐 광풍은 수그러들었지만 암호화폐를 이용한 투자 사기행위는 보다 복잡한 구조로 형태가 진화되고 있어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사기가 이전에는 단순 투자 권유와 같은 방식이었는데, 이후 ICO형태의 다단계 방식의 사기에서 이제는 파생금융상품까지 앞세워서 투자자를 현혹하는 등 향태가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이날 비트코인을 이용한 외국환 거래를 통해 단기간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하는 '렌벨캐피탈' 등 다단계 업체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기를 경고했다. 협회 측은 "렌벨캐피탈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FX마진거래 등 외국환 파생상품 거래를 이용해 단기간 50~60% 고수익을 줄 수 있다고 허위 광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사기형태의 진화 속에서 사법당국의 단속 건수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암호화폐 관련한 투자 사기 및 유사수신 사기로 검거된 사건은 총 103건, 검거인원은 265명이다. 검거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2017년 41건 126명 △2018년 62건 139명 등으로 늘었다.

다만 이 가운데 구속된 건은 2017년 16명, 2018년 21명으로 37명에 불과해 암호화폐가 법률상 정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법적 미비에 따른 허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걸음 더 나아가 법적 미비로 수사기관의 적극적 수사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하소연마저 피해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사기를 당했다는 한 개인투자자는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초 도와주는 것처럼 접근했던 변호사들이 수임료만 챙긴 채 사건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아 속만 태우고 있다"며 "명확한 법적 규제가 없으니 사기를 친 사람들은 피해자들이 호소해도 처벌을 받기 전까지 배짱을 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암호화폐는 말 그대로 그레이존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아 법적 처벌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