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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발행 10년, 사라진 10만원권 수표

시중 유통금액 85% 차지…10억장 달했던 10만원권 수표 1억장 못미쳐
국민경제 편의 늘고 현금 관리비용 크게 줄어 "일상생활서 활발히 사용"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6-19 12:21

▲ 경상북도 경산시 소재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직원이 5만원권 인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한국조폐공사

지난 2009년 6월 발행된 이후 10년간 5만원권은 시중 유통 은행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중심권종으로 빠르게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당시 지하경제 확대, 낮은 환수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사회적 비용 절감과 화폐이용 편의 증대 등 기대했던 정책효과를 거두면서 불편함과 위조 위험이 높았던 자기앞수표 이용률은 급격히 감소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시중에 유통 중인 5만원권은 98.3조원, 장수로는 19억700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은행권 중에서는 금액 기준 84.6%, 장수 기준으로는 36.9%로 금액·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중심권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5만원권 발행은 지난 2006년 12월 국회에서 고액권 발행촉구 결의안이 의결되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1973년 1만원권 발행 이후 경제규모 확대, 물가상승 등에 맞게 은행권 최고액면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5만원권 발행이 추진됐으며 한국은행은 도안인물 선정, 정부 승인 및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2009년 6월 23일부터 5만원권 발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실시된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초기만 해도 일각에서는 5000원권과 유사한 황색계열이 사용됐다는 점을 들어 구별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으며 지하경제 확대, 고액권 발행에 따른 위조화폐 범죄 등의 우려도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 연구에 따르면 2009년 GDP의 23.1%를 차지했던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2015년(19.8%) 20% 아래로 떨어지는 등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은 높은 위조유인에도 불구하고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 위조사례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발행 이후 2019년 3월까지 5만원권 위폐는 총 4447장 발견됐는데 이는 전체 발견장수의 9.2%에 불과한 수준이며 2건의 대량위폐를 제외하면 1084장에 그치고 있다.

대량위폐는 2014년(1351장)과 2015년(2012장) 발견됐으나 2014년의 경우 위조방지장치 미구현으로 조기 발견·회수됐고 2015년 사례는 제작과정에서 범인을 검거함에 따라 위폐가 유통되지 않았다.

5만원권 위폐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한국은행은 국민들의 위폐경각심이 높아진 것과 함께 띠형 홀로그램,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등 첨단 위조방지장치가 대폭 채택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위폐 방지를 위해 총 22개의 방지장치를 5만원권에 적용했으며 이 중 일부 장치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은선, 은화, 앞뒤맞춤, 미세문자, 색변환잉크, 홀로그램 등 16개 위폐방지장치 외에 공개하지 않은 방지장치가 6개 더 있다"며 "요판인쇄 과정에서는 잉크가 지폐 위에 볼록하게 인쇄되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흉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이후 국민의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편의가 증대되고 시간도 절약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4개 액면의 은행권을 보유함에 따라 경제거래애 필요한 적정한 은행권 액면체계를 확보하고 화폐관리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들의 현금수요는 크게 증가했으나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을 1000억원 이내로 안정시켰으며 유통물량 축소 효과로 금융기관, 유통업체 등의 직·간접적인 현금 관리비용은 크게 감소했다.

고액 현금처럼 사용됐던 10만원권 위주의 자기앞수표를 대체하게 됐다는 점도 5만원권 발행의 긍정적인 효과로 꼽히고 있다.

평균 2주일 정도 유통돼 사실상 1회용으로 쓰였던 자기앞수표는 제조, 정보교환·전산처리, 보관 등 유통과정에서 상당한 사회적 낭비요인이 발생돼왔다.

또한 수수료 지불, 서명 배서 및 확인 등 절차가 번거롭고 은행권에 비해 위조방지장치가 취약해 위변조에 의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5만원권 발행 전인 2008년 9억3000만장에 달했던 10만원권 자기앞수표 교환장수는 10년 후인 2018년 8000만장으로 90% 이상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고액권 잠재수요를 충족시키며 비중을 늘려간 5만원권의 발행이 앞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5만원권 발행이 세계적인 고액권 폐지 움직임이나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과 상충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은 테러·범죄은닉 자금 등으로 빈번히 사용된 500유로권 등 해외 고액권에 비해 액면가치가 매우 낮고 상거래 및 일상생활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의 지급수단 확보 및 재난 대비 차원에서 현금의 유용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