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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전성시대 도래하다

제조사업자 120여개로 늘어
소매 판매·종량세 시행 등 환경 유리
제주맥주·어메이징 등 증설 투자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07-05 16:02

▲ ⓒ생활맥주 인스타그램

수제맥주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소량만 생산되고 소비자 입맛에도 익숙치 않아 취급 매장이 적었었지만, 지난해 규제 완화로 소매점 판매가 자유롭게 되고 내년부터는 종량세 개편으로 가격까지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맥주를 위협할 정도로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수제맥주를 생산하는 소규모 맥주 제조사업자 수는 2014년 54개, 2016년 81개, 2018년 109개에 이어 현재 120여개에 이르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 2015년 220억원, 2017년 430억원, 2018년 630억원 등으로 6년간 530% 성장했다.

수제맥주 판매점 1위 프랜차이즈인 생활맥주는 창립 5년만에 매장 수가 200여개점으로 늘었으며, 현재 직접 고용인원만 8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수제맥주시장이 높은 성장할 수 있었던데에는 크게 2차례 요인이 있었다.

수제맥주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돼 양이 많진 않으며, 다양한 레시피로 제조되기 때문에 맛이 독특하다는 특징이 있다. 독특한 맛은 일반 라거맥주에 길들여져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주52시간제, 워라밸 등 새로운 직장문화 정착으로 술을 적게 마시면서 만남 자체를 즐기는 술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는 수제맥주의 소매점 판매가 허용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맥주 종량세가 시행되는 내년은 수제맥주가 주류시장의 변방에서 메인으로 올라서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의 종가세 방식은 최종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수제맥주처럼 원가가 높은 술은 세금이 더 붙어 불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종량세는 양과 알코올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수제맥주처럼 원가가 비싼 술은 기존보다 세금이 내려가 가격인하 효과가 있다. 업계는 종량세 적용 시 수제맥주 가격이 기존보다 약 30% 내려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맥주시장 규모는 제조사 매출 기준으로 약 2조7000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수입맥주가 약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제맥주는 약 1%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제맥주에 유리한 환경과 문화가 조성되면서 기존 업체들은 투자를 늘리고 대기업까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5월 생산량을 기존보다 4배 늘리는 증설작업에 착수했다. 이달 중순이면 첫 생산이 이뤄진다. 이번 작업은 세계적 맥주 설비 컨설팅 회사인 비어베브가 설계를 맡았으며, 맥주 양조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인 브라우맛을 사용해 최첨단 설비로 구축한다.

특히 제주맥주는 단순한 생산시설을 넘어 일반인들이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투어공간, 체험공간, 테이스팅 랩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양조장은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가 약 2만2000명에 이르며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맥주 매출은 2017년 17억원에서 2018년 75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종량세 개편을 앞두고 생산량을 연간 500만리터로 늘리기 위해 지난 5월 양조장을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도 이천으로 옮겼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국산 수제맥주 기업 더핸드앤몰트를 인수해 미국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에 이어 수제맥주 라인업을 확대했다.

식품 중견기업 진주햄은 2015년 카브루를 인수했고, 패션기업 LF는 주류업체 인덜지를 인수하고 지난해 말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론칭했다.

맥주업체 관계자는 "수제맥주는 전체 시장에서 아직 작지만, 내년 종량세 시행 등 환경 변화로 앞으로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비맥주가 이미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었고 다른 메이저 업체들도 시장을 주의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