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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삼성에 '도발'…"돈전쟁 말고 질적경쟁 하자"

김용범 7월 CEO메시지…"상품 경쟁력 강화할 모든 창의성 강구해라"
삼성 "경영진, 그룹 리스크관리 설득해 매력적 상품 개발하냐에 달려"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07-08 14:33

▲ 파격적인 상품과 영업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최고경영자가 삼성화재를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현재의 상위 손보사 간의 수당·시책 경쟁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리츠는 지금과 같은 '돈전쟁'에서 벗어나 보험 본질인 상품 우수성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자고 제안한다.ⓒEBN

"전통강자 삼성화재와 수준 높은 상품과 서비스로 제대로 된 경쟁을 하고 싶다."

파격적인 상품과 영업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리츠화재 최고경영자가 삼성화재를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현재의 상위 손보사 간의 수당·시책 경쟁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리츠는 지금과 같은 '돈전쟁'에서 벗어나 보험 본질인 상품 우수성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삼성 브랜드파워를 믿고 상품 개발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 가치를 고집해왔던 삼성화재가 과연 상품과 서비스 경쟁에 동참할 수 있을까.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고객경험 태스크포스(TF)'를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직속으로 지난달 설치했다. 고객경험TF는 영업조직(GA·TA·TM)에게 비효율적으로 작용했던 관행과 시스템을 걷어내는 일에 주력한다. 6월 한달간 현장탐방에 나선 TF는 설계사들이 체감하는 영업 시스템 분석에 나서 오는 8월 처방전을 내놓는다.

김 부회장은 고객 접점에 있는 영업조직들의 만족이 우선돼야 고객(계약자)경험 만족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해서 TF 설치를 주도했다. 회사의 지원 사격을 받은 영업조직이 그 경험을 통해 스토리텔링과 동기부여를 갖고 영업력을 발휘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험경제 시대의 기업은 직원과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경쟁력을 발휘한다고 설파한다.

1년간 가동되는 고객경험TF는 메리츠가 시장 혼탁상을 야기한다는 오명을 벗고 질적으로 발전하도록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과열되기 시작한 손보사 장기 인보험 신계약 경쟁 중심에서 메리츠화재는 동종업계 과당 경쟁을 부추기는 '교란자'와 새 바람을 불어넣는 '혁신가'란 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는 김 부회장이 사실상 손보업 전통강자 삼성화재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다고 판단한다.

내부적으로 김 부회장은 “GA와 TM시장은 영업력과 수수료 경쟁력, 상품 제반 조건 및 설계사들이 체감하는 편의성 등이 TA(전속조직)보다 복잡하게 얽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매출과 아메바 이익목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실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부회장 측근들은 이같은 경영 방침이 삼성화재와의 본격적인 상품 및 서비스 경쟁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사업비 상향과 언더라이팅 문턱 완화 및 진단비 확대 등 영업조직과 가입자에게 매력적인 정책을 펴면서 장기 인보험 승자로 발돋움한 메리츠화재는 만년 5위 손보사를 탈피해 시장 우위를 점해가는 모습이다.

특히 올 2월, 5월, 6월 장기 인보험 1위 실적을 기록한 메리츠화재는 올 상반기 780억원 장기 인보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기세라면 만년 1위 삼성화재가 기록한 지난 한해 장기 인보험 매출(1348억원)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화재도 질세라 대응책을 제시했다. 삼성화재도 GA 소속 설계사들에게 주는 인센티브(시책비) 비율을 높이면서 언더라이팅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식으로 방어해왔다. 지난달 삼성화재는 장기 인보험을 판매해 첫 회 보험료를 3만원이상 확보한 설계사에게 3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제공하면서 세탁건조기 같은 현물도 추가적으로 지급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 브랜드를 믿고 보수적 정책을 일관해왔던 삼성화재가 시책비 경쟁에 나서며 메리츠화재를 견제하고 나선 것에 의미를 둔다.

전속 설계사 비중이 절반이상인 삼성화재는 GA 판매비중(20%)이 높지 않아 메리츠화재와 다른 손해보험사들이 벌이는 시책비 경쟁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최근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손보사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6월 삼성화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31억원,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32억원으로 1억원 차이가 난다.

메리츠화재 김 부회장은 이같은 수당과 시책 경쟁만으로는 우수한 보험사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7월 CEO메시지에서 그는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 달라"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목표 달성을 향한 절실함과 여러분의 창의성이라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메리츠가 제안하는 상품 경쟁에 삼성화재가 동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회사를 지휘하는 최영무 사장이 그룹의 리스크 관리 설득해 경쟁사보다 매력적이면서 고객 니즈에 부합한 창의적 상품을 만드느냐에 달렸다”면서 “각사가 갖고 있는 경영 조건에 따라 경쟁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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