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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장기 침체 대비…"포스트 중국, 동남아를 뚫어라"

원재료價 1분기 만에 5% 상승…PE 등 화학제품 판매價 상승
LG, '지역 다각화' 전략…ABS·PO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롯데,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유화단지…나프타 공장 증설 검토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등록 : 2019-07-11 15:30

▲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석유화학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화학업계는 동남아 등 신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1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3대 화학사 주력 생산 제품은 2분기 들어 마진 하락과 수요 부진이 겹쳐 약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전분기보다 5% 가까이 올랐다. 반면 화학제품 판매 가격은 떨어졌다. LG화학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PE(폴리에틸렌)은 톤당 1020달러에서 997달러로, ABS는 톤당 1530달러에서 1512달러로 2% 정도 하락했다.

롯데케미칼 주력 생산제품 MEG는 1분기 톤당 632달러에서 2분기 평균 568달러, PTA는 845달러에서 800달러로 하락했다. 한화케미칼이 주력 생산하는 PVC는 같은 기간 톤당 887달러에서 837달러로 석달사이 50달러나 빠졌다.

화학업계 관계자들은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로 지난해보다 강세를 보였고, 미-중 무역분쟁 협상 지연에 화학사들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수요가 부진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화학사마다 석유화학 제품 다운사이클에 대비해 신사업이나 신시장 개척을 해왔다"며 "이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얼마나 줄이는 지가 향후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학사들은 이미 동남아 등 신시장에 진출했다. LG화학은 30년 전 국내 화학사 최초로 베트남에 연산 4만톤 규모의 DOP(가소제) 공장을 가동했고, 롯데케미칼은 2010년 말레이시아 대표 석유화학사인 타이탄(TITAN Petrochemical)을 인수하며 발을 들였다.

롯데타이탄은 에틸렌(연산 81만톤), PE(101만톤), PP(연산 64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전경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최근 동남아 시장 강화 전략을 밝혔다. 지난 9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석유화학사업은 동북아 스트롱 플레이어에서 지역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업황이 침체돼 있지만 동남아 등 여러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LG화학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만큼 철저한 대비를 통해 다운사이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

LG화학은 자동차 부품 소재로 사용되는 ABS와 고부가 PO(폴리올레핀)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의료·요리용으로 사용되는 라텍스 장갑 원료인 NBR-L(고기능합성고무) 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LG화학 NBR-L 생산 규모는 연산 17만톤으로 금호석유화학과 일본기업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중에서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서 라텍스 장갑 수요가 늘고 있다"며 "LG화학의 경우 해외 신시장 진출 및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인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작년 12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열린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롯데타이탄은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47만㎡ 면적의 토지를 확보, 공장을 짓고 2023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롯데는 동남아 화학시장 파이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에 나프타 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이곳을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부문이 동남아 지배력을 강화할 핵심 거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화학사들의 동남아 시장 전략을 두고 "기존 시장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다"며 "중국 등 기존 시장과 신시장의 비중이 많게는 10배 가까이 차이나는데 이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시장 다변화라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확보는 다운사이클 대비책이 될 수 있다"며 "값싼 노동력, 탄탄한 내수 시장 등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은 화학사에게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