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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환의 세상돋보기] 아우디폭스바겐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 위기 사회공헌 활동 통한 사회적 책임 강화
미래 세대와 소통하며 브랜드 신뢰 및 잠재고객 확보 장기적 투자 경영변화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9-07-23 09:18

“‘내일의 길(Tomorrow)’은 단단할 것이다.”

‘0, 1’ 컴퓨터에 쓰이는 이진법이 아니다. 5월과 6월 아우디코리아의 판매 실적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그나마 600여대 정도를 팔았다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6월까지 아우디는 2500여대를 팔았는데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폭스바겐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1700여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5200여대에서 66% 감소한 것이다.

과거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어깨를 겨루며 독일 자동차 군단의 아성을 견고히 쌓았던 화려했던 시절은 추억 속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정도(正道)를 벗어나 내달리다 수렁에 빠진지 벌써 4년이 지났다. 그 뒤 2년 넘게 영업을 중단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지난해 공식적인 복귀를 선언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제자리로 오기에는 그 사태는 심각했다.

그 때문일까. 아우디폭스바겐 독일본사가 한국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과거 신차인증도 받기 전에 물량을 미리 배정받아 오던 관행이 인증 뒤 주문해 배정받는 식으로 바뀌다보니 신차 수급이 예전만 못하다. 디젤차의 경우 인증을 받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절차도 까다로워지다보니 배 들어올 때 반짝 판매가 살아나는 식이다.

공식적으로 영업이 정상화됐다고 하지만 사실상 반쪽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쓰는 사회공헌 활동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이다. 곡간에서 인심난다고 하는데 지금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처지는 죽 쒀 먹고 이를 쑤시는 격이라 의외다.

차만 가져오면 팔린다는 식의 판매제일주의 경영을 자의반 타의반 벗어 버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한국 시장의 접근 방식이 달라졌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주식으로 치면 과거에는 소위 단타로 재미를 봤다면 이제는 한국 시장의 성장을 북돋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장기 투자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래 세대에 투자하는 대대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한국 시장에 대한 아우디폭스바겐의 인식 전환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지난해 3년간 사회공헌에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투모로드(TOMOROAD)’를 시작으로 미래 인재 양성에 나섰다. ‘내일, 미래(Tomorrow)’와 '길(Road)의 합성어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 투모로드 스쿨은 아우디폭스바겐의 사회공헌의 지향점이 어딘지 짐작케 한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1학기 스쿨에는 서울지역 14개교 중학생 331명이 참석했다. 2학기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22개 이상의 중학교가 참가를 신청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으로 아주 높았다.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으로 자동차 모형을 움직이는 수업인데 체험에 참여했던 한 기자는 무척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투모로드는 그 외에도 학교 통학로 조성과 미래 자동차에 초점을 둔 퓨처 모빌리티 챌린지와 투모로드 전시 등이 있다.

무턱대고 돈만 쓰고 홍보만 하려는 생색용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4차산업혁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해 향후 비전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방향에 대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렇다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다. 한국 사회와 성장하려는 진정성을 드러내고, 게다가 앞으로의 잠재적인 고객군을 확장하는데 있어 이만한 장기적인 투자도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한국 고객들과의 신뢰가 흔들렸지만 이를 계기로 자라나는 세대와 소통하며 다시금 신뢰를 쌓는다면 오히려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소나기는 내렸지만 땅은 더 굳어질 것이란 믿음이 아우디폭스바겐에도 예외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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