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골드바 판매량 석달간 많게는 270㎏ 팔려…지난해 비해서는 최대 268%까지 늘어나
달러화 예금 수요에 안전한 일반 정기예금도 증가 추세…"안전자산 선호 당분간 지속될 듯"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한·일 경제 갈등 상황에 미·중 무역분쟁까지 격화되는 등 대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흔들린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수요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가 19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에 풍랑이 일면서 뭉칫돈이 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5~7월 석달간 KB국민은행이 판매한 골드바 중량은 125.8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16㎏)보다 26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112.60㎏에서 273.38㎏으로 142.7%, 우리은행은 54.90㎏에서 141.74 ㎏로 158.1% 늘어났다.
금 통장(골드뱅킹) 등 관련 상품에도 돈이 몰린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상품 골드리슈(금통장) 계좌수는 지난달 말 14만7519좌로 전년 동기(14만6055좌) 대비 1464좌 늘었다. 잔액기준으로는 지난달 말 4373억원으로 지난해 7월(4032억원)보다 341억원 확대됐다. 국민은행 골드뱅킹 상품도 올 들어 60억원 가량 늘어난 837억원(잔액 기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에 불안감이 커지자 시중은행의 금 판매량은 더 큰 폭으로의 증가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일까지 3거래일 동안 국민은행의 금 판매량은 지난달 총 판매량(11억2300만원)에 맞먹는 8억9800만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도 3억원어치의 골드바를 팔았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계좌는 14만7683개로 160여개가 급증했다.
달러화예금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350억3885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336억7994만 달러에 비해 4.03% 증가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71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 뛰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15.23%, 7.68% 확대된 84억8089만 달러, 65억6896만 달러로 조사됐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예금 잔액이 가장 많았지만, 작년 7월(142억1700만 달러)과 비교해 유일하게 감소했다. 지난달 KEB하나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27억9900만 달러다.
정기예금 역시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5개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0조382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6377억원 늘었다. 올해 2월(9조86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가격이 오르면서 시중은행에도 골드바 판매와 관련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국내 경기가 불안하고 중국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금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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