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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터무니없는 퍼포먼스와 반자율 무장 테슬라 '모델X'

'역대급 가속감' 시원하고 부드러워···스마트 표본 '오토파일럿'
통풍시트·애플 카플레이·수납공간 등 편의사양 부족은 아쉽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08-10 07:00

▲ 모델X ⓒ테슬라코리아

테슬라(Tesla). 엘론 머스크 등이 세운 세계적인 미국의 전기차 회사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브랜드다.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국내에서 차량을 보기도 쉽지 않다.

창업자이자 현 CEO인 엘론 머스크도 테슬라를 통해서보다 유명 영화나 미드를 통해 접한 경우도 많을 듯하다. 엘론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며, 미국 유명시트콤 '빅뱅이론'에 출연해 괴짜 이미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100% 전기자동차만을 생산하는 테슬라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보다 규모도 작고 인지도도 낮지만, 기존 발상을 깨는 혁신성을 바탕으로 자동차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왔다.

현재 국내에는 프리미엄 전기세단 '모델S'와 준대형 SUV '모델X' 두 가지 차량이 판매 중인데, 최근 모델X를 통해 테슬라를 처음 만났다.

순수 전기차, 퍼포먼스, 혁신, 자율주행, 고가 자동차. 그간 테슬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실제 차량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모델X에 올라탔다.

▲ 모델X ⓒEBN

▲ 모델X ⓒEBN

▲ 모델X ⓒEBN

▲ 모델X ⓒEBN

모델X를 시승하면서 가장 큰 만족감을 줬던 부분은 가속 성능이었다. 시승차는 모델X 중에서도 퍼포먼스보다 주행거리에 초점을 둔 100D 모델이었는데도, 가속감이 그야말로 끝내줬다. 엑셀을 3분의2 정도만 살짝 밟았는데도 시원스럽게 쭉쭉 뻗어나갔다. 150km는 순식간이었다.

부드럽게 끊김 없이 뻗어나가는 주행능력 탓에 달리고픈 욕구가 끝없이 솟구쳤다. 정체 구간이 많은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어느 정도의 공간만 생기면 냅다 달리며 욕구를 해소했다. 도로에 달리고 있는 많은 고급차들을 순식간에 제칠 때 묘한 우월감이 들기도 했다.

오르막에서도 버거운 감 전혀 없이 손쉽게 달리는 녀석에 또 한 번 마음을 빼앗겼다. 평소 국산 하이브리드차를 몰면서 주행성능에 답답함을 느꼈던 점도 상당 부분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모델X 100D에는 100kWh급 리튬이온 배터리팩(파나소닉)이 차량 하단에 자리 잡아 무게중심을 낮추면서 시스템 총 출력 480마력, 최대토크 90kg.m의 압도적 성능을 낸다.

다만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있었지만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다소 심하게 느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면 소음은 바닥 배터리 등 덕택인지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달릴 때는 차체 진동과 풍절음이 생각보다 발생했다.

모델X 변속기는 벤츠 차량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칼럼식 기어가 달려있다. 흔히 접하는 기어봉 형태가 아니라 와이퍼 레버와 같이 생긴 기어인데 처음 조작하는데 쉽지는 않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 모델X 계기판. 오토파일럿 작동 중. ⓒEBN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능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스스로 잘 작동했고 조작도 편리했다. 교통 상황에 맞게 차량 간격을 맞춰 속도를 잘 조절했으며 차로 유지 기능도 우수했다. 완만한 곡선도 스스로 잘 달렸다. 특히 방향지시등을 켜면 자동으로 차선 이동을 해 감탄을 자아냈다. 옆 차가 있을 때는 상황 체크 후 옆 차를 기다렸다가 진입하는 스마트함을 보이기도 했다.

오토파일럿이라고 칭하는 테슬라 반자율기능은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쪽에 있는 레버를 몸 쪽으로 두 번 당기면 작동한다. 위아래로 원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끝에 달린 버튼으로 차량 간격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 휠을 오래 터치 안하면 경고음이 뜨는데 이를 계속 무시할 경우 징계(?)를 받는다. 한동안 오토파일럿을 사용할 수 없다고 계기판에 뜬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시동을 끄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시도해보니 잘 작동했다.

▲ 팔콘윙 ⓒEBN

▲ 팔콘윙 ⓒEBN

▲ 팔콘윙 ⓒEBN

▲ 모델X 실내 ⓒEBN

모델X의 내외관 디자인은 심플 그 자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모습이다. 한편으론 밋밋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특히 매끈하고 유려한 라인의 측면과 후면에 비해 전면부는 뚜렷한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용맹한 매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팔콘 윙(Falcon Wing)은 외관의 핵심 포인트다. 좁은 주차공간에서 혹시 옆 차를 치지 않을까 걱정도 들지만 도어 센서가 이를 인식해 낮은 각도로 열린다. 20cm 정도 여유만 있으면 문을 여닫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인테리어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깔끔하고 단순해서 좋았지만 1억원이 넘는 고가자동차만큼의 고급스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모델X의 내외관을 읽는 키워드는 자동화와 터치 방식인 듯하다. 스마트키를 갖고 차량에 접근하면 운전석이 자동으로 열리고, 브레이크를 꾹 밟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켜진다.

실내 거의 모든 기능은 커다란 17인치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이뤄진다. 비상등 버튼과 글로브 박스 열림 버튼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터치스크린에 통합돼 있다. 이 때문에 조작이 번거롭고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레이아웃이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어 큰 무리는 없었다. 직관적으로 각종 기능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 모델X의 광활한 윈드실드 ⓒEBN

▲ 모델X 전면 트렁크 ⓒEBN

▲ 모델X 실내 ⓒEBN

▲ 모델X 스마트키. 차체 모양처럼 생겼고 크기는 자그마하다. 각 번호 부위를 두 번 누르면 열린다. ⓒEBN

탁 트인 시야도 만족스러웠다. 모델X의 윈드실드는 운전석 머리 위 1열까지 광활하게 자리 잡고 있다. A필러와 사이드미러 사이에도 뚫려있어 드넓은 개방감을 선사한다. 밤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비가 오면 더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불볕더위가 기승인 요즘 뜨거운 태양빛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 햇빛가리개 선바이저가 있지만 강렬한 햇빛을 온전히 막아내긴 부족하다. 차량에 통풍시트가 없는 점도 더운 여름에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수납공간도 넉넉하진 않다. 특히 센터콘솔에 각종 물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센터콘솔 자리엔 공조장치모듈이 자리 잡고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탑재된 네비게이션은 타 수입차 네비게이션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티맵이나 카카오 내비 등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모델X는 차체 크기만 봤을 때 현대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이 70mm 길고 폭도 25mm 넓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도 65mm 길다. 다만 쿠페형 SUV여서 전고는 125mm 낮다. 6인승 모델X를 탔는데 생각보다 넓었다. 다만 3열의 두 개 좌석에 키 큰 성인이 타기엔 무리일 듯 보였다.

▲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 '슈퍼 차져'에서 충전 중인 모델X ⓒEBN

모델X 100D는 롱레인지 모델로 완충 주행거리는 468km(국내 인증 기준)다. 시승은 서울에서 충남 당진을 찍고 돌아오는 약 200km 코스였는데 출발했을 때 완충 상태였던 배터리는 시승 마지막 무렵엔 35%까지 내려왔다. 다소 거칠게 몰았고 정체 구간이 많았던 탓으로 보인다.

실제 전기차를 장거리 주행해보니 충전 스트레스도 만만찮았다. 당시 가장 가까운 급속 충전소(슈퍼 차져)가 여의도였는데 퇴근길 정체와 맞물리면서 가는 데에만 45분(지도상 25분 거리)이 걸렸다. 충전 속도는 35%에서 약 75%까지 채우는 데 30분이 걸렸다. 1시간 남짓이면 완충할 수 있는 속도다.

모델X 100D의 판매가격은 1억3190만원이다. 현재 모델X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은 없다. 가격이 좀 부담스럽지만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추구하거나 전기차 특유의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주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모델X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