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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고집스런 국산 식품 원료 활용史

새우깡에 군산 꽃새우 계속 사용키로
너구리 다시마·꿀꽈배기 아카시아꿀 전량 국산
"품질 유지·농어민과 상생 위해 더 확대 계획"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08-21 14:03

▲ 농심 너구리와 다시마.

농심 '새우깡'이 이슈다. 1971년 이후 지금까지 80억봉이 팔린 우리나라 최고 스테디셀러 스낵 중 하나인 새우깡에 사용되는 새우 원료를 두고 어민과 사측이 대립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새우 전량을 군산 꽃새우로 사용하다가 3년 전부터 환경오염 문제가 생기면서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를 미국산 새우로 대채했다. 그러다 환경 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유로 올해 절반 사용량 마저도 미국산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새우잡이 어민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여기에 지자체와 정치권까지 나서자 결국 농심은 품질 보장을 약속 받고 다시 군산 꽃새우를 사용하기로 했다.

눈여겨 볼 점은 농심이 그동안 국산 새우를 꾸준히 활용했다는 점이다. 수입산 새우 가격이 국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함에도 농심은 수입산을 자제하고 있었다. 원가절감 이득을 포기하고 있었음이 이번 기회로 알려진 것이다.

농심은 원가를 절감하고 이윤을 높일 수 있음에도 국산 새우 사용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원료의 품질이 보장됐었고 어민들의 소득을 보장해줌으로써 기업과 농어민간에 상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심은 한해 최대 1000톤의 군산 꽃새우를 구매했다. 이는 군산 꽃새우 전체 어획량의 60∼70%가량 수준이다.

농심의 사명은 '농민의 마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부는 아니지만 주요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에 대해 고집스레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우깡 외에도 대표적 사례로 라면 '너구리'가 있다. 너구리는 35년간 52억봉이 판매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많은 라면 중 하나다. 너구리에는 진한 국물 맛을 내는 건다시마가 들어가는데, 전량이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수확한 것들이다.

▲ 농심 꿀꽈배기.

농심은 금일도 다시마를 연간 400톤씩 구매하고 있다. 지역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너구리가 출시된 1982년부터 올해까지 37년간 약 1만5000톤을 구매했다. 농심이 금일도 다시마를 사용하는 이유 역시 품질과 상생이다.

구매 협력업체 신상석 대표는 “너구리의 인기비결이 다시마 자체에 있는 만큼, 비싸더라도 최상품의 다시마를 선별해 사들이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다시마 작황은 기후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데, 농심의 꾸준한 다시마 구매는 완도 어민들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된다”고 전했다.

농심의 또 다른 스테디셀러 스낵인 꿀꽈배기에도 100% 국산꿀이 사용된다. 꿀꽈배기 한 봉지(90g)에는 꿀벌 한 마리가 약 70회에 걸쳐 모은 아카시아꿀 약 3g이 들어간다. 1972년 꿀꽈배기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산 아카시아꿀 8000톤을 구매해 사용했다. 이는 위기의 국내 양봉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 천연꿀 생산량은 2014년 2만1414톤에서 2018년 5395톤으로 4년새 75%가량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양봉농가 소득도 2590만원에서 207만원으로 92%나 줄었다.

▲ 농심 새우깡.
양봉농협 김용래 조합장은 “농심과 같은 식품 대기업의 구매는 전국 3만여 양봉농가의 안정적인 판로확대와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만큼,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앞으로도 품질을 유지하고 농어민과의 상생을 위해 주요 제품의 국산 재료 사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다시마와 새우, 아카시아꿀 등 국산 원재료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농심은 우수한 국산 원재료로 제품의 맛을 살리고 있다"며 "국산 원재료 구매가 국내 농어가와의 상생으로도 이어지는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국산 원재료 구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