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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분양가상한제에 강남 주택거래 뚝… 집값하락 효과는 ‘의문‘

집값불패 믿는 매도자 버티기·급매 기다리는 매수자
다수 중개사 "일부 고가 거래로 시세 올리는 부작용"

김재환 기자 (jeje@ebn.co.kr)

등록 : 2019-08-21 15:26

"마치 절간같아요. 매매든 전·월세든 전부 거래가 끊겨서 조용합니다."

21일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주택시장을 이같이 묘사했다.

서울 강남권 공인중개사무소에서는 집값이 떨어지길 바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만 올리는 상황이라는 증언이 다수 나왔다. 집값 불패신화 경험상 어떤 규제가 오든 매도자들이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단지 전경ⓒEBN 김재환 기자

이날 방문한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총 17곳 중 15곳은 "지난 12일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완화 정책 발표 이후 주택거래가 뚝 끊겼다"고 답했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나온 만큼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 매수자들과 당장 집값을 내릴 이유가 없는 매도자 모두 숨죽이고 있다는 얘기다.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5월까지 끊겼다가 6~7월 반짝 회복됐던 거래량이 적어도 분양가상한제 지역이 확정될 때까지 침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0월까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마치고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지정요건에 해당되는 곳 중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거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고가 거래가 전체 시세를 끌어올리는 현상이다. 다수 공인중개사들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시세가 오르는 추세라고 증언했다.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단지 인근 백마공인중개사사무소 양봉규 대표는 "거래가 크게 줄어 한두건의 이례적인 고가 거래가 전체 시세를 흔드는 중"이라며 "층수나 조망이 좋아 원래 비싼 거래가 나머지 집값을 끌어올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 구반포역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도자가) 가격을 내렸느냐는 매수자 문의가 많이 오지만 매도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언젠가 집값이 오른다고 믿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호가를 올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강남구 개포주공 5단지 전경ⓒEBN 김재환 기자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일반분양가 하락으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사업이 불투명할 정도로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감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다수였다. 사업성이 나빠졌어도 당초 기대했던 이익보다 더 적은 시세차익을 얻느냐 마느냐의 차이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공인중개사 한준섭 대표는 "분양가상한제 시뮬레이션 결과 단지에 따라 최소 35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추가 부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나왔지만 (시세차익을 생각하면) 큰 손해는 아니다"라며 "지금 입주권을 사서 들어와도 이득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반포역 인근 B공인중개사는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추가 부담금은) 10억을 벌 것이냐 8억을 벌 것이냐의 차이라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기다려서) 2억~3억원 더 벌자는 입장이고 아닌 사람들은 8억이라도 건지기 위해 사업을 서두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조합원분양가격이 일반분양가격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손해가 막심하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날 방문한 17곳 모두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신반포3차 재건축단지 인근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조합원분양가격이 거의 원가라고 봐야 하는데 이보다 일반분양가격이 더 내려간다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일반분양가격이 최대한 낮아져도 조합원분양가 근처까지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장 인근 5곳과 신반포3차 재건축 단지 인근 7곳, 개포주공 4·5·7단지 인근 5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