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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10 성지 어디?"…단통법 무색, 완전자급제 재부상

불법보조금에 단통법 사실상 무용지물
완전자급제 분리공시제 도입 필요성…논의는 '유야무야'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08-23 13:53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전략폰 '5G 갤럭시노트10'이 23일 정식 출시됐다. 이동통신시장에서 이번에도 불법보조금 이야기가 나온다.

이통 3사가 갤럭시노트10 출시를 앞두고 불법보조금을 미끼로 하는 휴대전화 판매사기 주의보를 발령했지만 무색한 분위기다.

스마트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갤럭시노트10을 거의 공짜에 살 수 있다는 말들이 떠돌면서 '성지'가 어딘지를 알려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성지에서 구매한 후기도 인기다.

이통 3사의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은 28만~45만원이다. 이는 최고 지원금 기준 공시지원금이 70만원에 달했던 갤럭시S10 5G보다 25만원이 낮아진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5G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공시지원금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 기간에도 지원금 외 불법보조금이 횡행하면서 일부 판매점과 유통채널에서 출고가 124만8500원인 일반 모델가격이 통신사별로 5만~15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대리점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지급한다. 유통점에서는 이 리베이트를 공시지원금 외 불법보조금으로 활용해 가입자를 유치한다.

일부 유통점은 과도한 불법보조금 지급을 약속하면서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막상 이통사 보조금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예약을 파기하는 판매점·대리점들이 속출했다.

불법보조금을 없애고 과도한 경쟁비용을 절감해 통신요금 인하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2014년 제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무력화되고 있다.

실제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후 지난해 3분기까지 통신사업자가 받은 과징금은 총 886억원(23건)이었다. 주요 사유는 지원금 차별과 과다 지급 등이었다. 단통법 시행 후에도 소비자 차별이 끊이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불투명한 가격구조와 소비자 차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단말기 완전자급제(이하 완전자급제)'이다. 완전자급제란 이동통신서비스 판매는 이통사가 전담하고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가 전담하게 해 이동통신서비스와 단말기 유통을 근본적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 ⓒ김성태 의원실
최근 갤럭시노트10을 자급제폰으로 구매하려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자급제폰은 이통사 대리점 방문 없이 기존에 사용한 유심(USIM)을 꽂아서 바로 사용 가능한 단말기이다. 약정기간과 위약금으로부터 자유롭다. LTE 사용도 가능하다. 언제라도 5G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완전제급제 2.0'을 통한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관련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리공시제를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에는 이동통신사가 주는 보조금과 제조사가 주는 판매장려금이 포함된다. 분리공시제는 이 둘을 나눠서 알리자는 것이다.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도 자신이 받는 보조금이 누구로부터 어떻게 나오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정부도 분리공시제 도입을 통해 스마트폰 출고가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했던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배제했다. 단통법 무용론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련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완전자급제 취지는 좋지만 대리점 직원들의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어 정부나 국회가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단통법 이후에도 불투명한 가격구조가 여전한 만큼 유통구조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이라도 잘 지켜지려면 방통위의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