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심전환대출 첫날…"초과 근무 없다"

  • 송고 2019.09.16 15:55
  • 수정 2019.09.16 15:56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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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줄잇던 내방객 이번엔 온라인으로…주금공 홈페이지 대기자 한때 7만명

비대면 우대금리 0.1%P 선착순 아닌점 영향…내방고객에도 온라인 접수 안내

4년 전, 전국 은행 영업점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던 안심전환대출이 다시 출시됐지만, 신청 접수를 시작한 16일, 영업점 분위기는 4년 전과 달리 한산했다.ⓒebn

4년 전, 전국 은행 영업점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던 안심전환대출이 다시 출시됐지만, 신청 접수를 시작한 16일, 영업점 분위기는 4년 전과 달리 한산했다.ⓒebn


최저 연 1.85%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접수가 시작된 16일, 서울 지역 일선 은행 창구는 한산했다.

4년 전, 안심전환대출 출시 직후 전국의 은행 영업점에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고객문의가 폭주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외다. 신청 고객들은 창구의 혼잡을 피해 비대면접수를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은행들의 신청자 폭주 대비가 '헛심'이 됐다.

이날 사무실 밀집 지역은 물론,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 은행 영업점에도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은행이 가장 바쁜 시간대인 12시부터 1시 사이에도 내방객 하나 없이 텅 빈 영업점도 있었다.

한층 깐깐해진 대출자격 요건에 신청 기간도 2주로 넉넉한데다 선착순으로 이뤄지는 신청 절차도 아니다보니, 소비자들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심전환대출이 처음 출시된 2015년 한도로 책정된 20조원이 단 나흘만에 완판 될 정도로 소비자가 몰렸다. 이런 까닭에 시중은행들은 이번에도 혹시 모를 신청자 폭주에 대비해 사전준비까지 마쳤다. 한산한 분위기에 영업점 직원들은 되레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번 안심전환대출 관련 문의나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고객 콜센터에서 안심전환대출 전담 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영업 본부 차원에서 대출 서류 관련 부문에 인력 보강과 재배치를 시행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본사 차원에서 영업점에 추가 인력이 지원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안심전환대출 전담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영업점에는 대출 창구보다 ATM 이용과 일반 입출금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더 많았다.

이날 점심시간께 만난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오전 내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내방한 고객은 한분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추가 금리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그 방법으로 신청하는 고객이 많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직원은 "4년 전에는 신청자가 너무 몰려 초과근무를 한 경우도 많았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오전에 두 분 정도 간단한 문의한 것 외에는 없었다"며 "이번에는 인터넷신청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이 비대면접수가 가능하고, 금리 인하 혜택도 제공되는 만큼 창구 방문 신청자를 최대한 비대면 신청으로 돌리는 안내도 진행하고 있다.

한 창구 직원은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대면 접수를 안내하고 있다"며 "조금 전에 왔던 고객분께서도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왔다가 우대금리 안내에 따로 신청해보겠다며 가셨다"고 말했다.

주금공 홈페이지는 오전 한때 대기자가 7만명까지 몰리기도 했다.ⓒ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주금공 홈페이지는 오전 한때 대기자가 7만명까지 몰리기도 했다.ⓒ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영업점 창구가 차분한 반면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서버도 늘리고 홈페이지도 변경하는 등 대비 했음에도 신청자가 몰리면서 신청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오후 3시 기준으로 주금공 홈페이지 안심전환대출 신청대기자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여전히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주금공 홈페이지는 오전 한때 대기자가 7만명까지 몰리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0.1%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볼 수 있는 데다 주금공 홈페이지에서 상품 세부내용을 확인하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접속자가 폭주하는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온라인 신청이 원활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대환(갈아타기 대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신청이 급증하는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를 피해 신청하거나 혼잡하지 않은 다른 날 신청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은 이달 29일까지 2주간이다. 접수가 완료되면 9월말부터 대상자를 선정한 뒤 다음 달 초부터 본격적인 대출 공급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신청 총액이 한도로 설정된 20조원을 넘어설 경우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대상자가 선정된다.

한편, 안심전환대출은 10∼30년 만기 연 1.85∼2.10%(우대금리 적용시) 고정금리로 기존 대출을 최대 5억원 바꿔준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 1주택 가구, 부부합산 소득 연 8500만원 이하 등의 조건이 붙지만, 장기·저리 고정금리라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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